본문 바로가기

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234

점심시간에 발견한 퀘벡 사람들의 특징 오늘도 영하 20도까지 온도가 내려갔다. 이런 날은 '날씨 춥지?'라는 말이 인사가 된다. "안녕! 좋은 아침! 오늘 날씨 많이 춥지?" "안녕! 맞아, 오늘 춥다. 그래도 이제 적응하고 있어." "아, 그렇지. 우리 몸도 이제 슬슬 적응하고 있어." "추운 건 견디겠는데, 저녁에 졸리더라. 8시 반만 넘으면 피곤해지고, 9시 반에 자고 그래." "하하하, 저녁을 많이 먹어서 그렇기도 하지?" "그것도 맞네!" 추위를 겪다보니 왜 곰이 겨울에 양껏 먹고 겨울잠을 자는지 알 것 같다. 🐻 언제나 멋부리고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산드린은 패셔니스타라고 부를 만 하다. 엷은 화장을 하고, 흰색 실크 블라우스를 입고 하이힐 부츠를 신고 왔는데, 편하고 따뜻한 옷을 입은 사람들 사이에 있으니 눈에 띈다. "산드린,.. 2022. 1. 25.
나를 꼬꼿이라고 부르는 이유 12시가 되기도 전에 크리스틴이 사무실 복도 한바퀴를 돈다. "점심 먹자~ 밥 먹을 시간이야." "지금 가요!" 건물 가장 중심에 카페테리아가 있다. 카페테리아라고 뭐 식당이 마련되어 있는 건 아니고, 간식 자판기와 전자레인지, 식탁, 냉장고가 있는 곳이다. 나는 싸온 도시락을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셋팅해놓은 2분이 지나자 크리스틴이 말했다. "네 음식이 다 되었구나, 꼬꼿." 크리스틴이 하는 말은 특히나 어렵다. 꼬꼿은 또 무슨 말이지? 아무튼 날 부르는 말이라는 건 알았다. 인터넷에 꼬꼿을 검색해보니 프랑스어로 닭들이 사랑하는 연인을 부를 때 쓰는 말이란다. 특히 작은 여자아이를 부르는 말이라고 나온다. 그러기에 나는 너무 나이가 많은데... 그래도 손주가 있는 크리스틴이 보기엔 그런가 보다. 사무실.. 2022. 1. 20.
눈폭풍 후 다음 날의 따스함 어제 하루종일 기승을 부리던 눈폭풍이 그쳤다. 오늘은 햇빛이 쨍쨍해서 햇살 비추는 곳에 가면 따뜻할 지경이다. 창문틀에 쌓인 눈도 녹고 있다. 창틀에 쌓인 눈을 녹이려는지 사무실엔 히터가 계속 돌아간다. 사람들이 오늘 이상하게 덥다는 말을 한다. 어제는 눈보라가 심해서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였다. 제설차가 부족해서인지 학교도 하루 문을 닫았다. 하지만 지하철은 제설 걱정이 없으니 잘 다닌다. 나는 집이랑 직장이 지하철로 20분 거리여서 별로 어려움이 없었다. 그래도 이렇게 눈이 많이 온 날은 다들 날씨이야기를 한다. 오늘 아침 디앤이 내 사무실에 들러 인사를 하며 말했다. "어제 눈이 많이 와서 네 생각이 나더라." "뭐라구요? (한번에 못알아들음)" "어제 눈이 많이 왔잖아. 그래서 네 생각 했.. 2022. 1. 19.
따끈한 펜넬차와 얼음물 사무실에 티백 몇 개를 가져와 차를 마셨다. 그 중에 향이 독특해서 잘 마시지 않았던 펜넬을 가져왔다. 한 모금 마셔보니 역시 독특하다. 약간 민트티의 화한 맛도 있고, 향수처럼 달달한 꽃향도 나고, 허브 특유의 상큼하고 쌉쌀한 향도 나고, 미나리 향 비슷한 느낌도 난다. 차 티백에 명언이 붙어있어서 한번씩 읽게 된다. 펜넬 차가 건강에 좋다는 말을 어디선가 읽었다. 티 전문 카페 메뉴에서 읽었나? 아무튼, 허브티도 종류와 효능이 많은데, 펜넬 차는 특히 좋은 효능이 많았다. 이왕 마시는 김에 몸에 어떻게 좋은가 궁금해 찾아보았다. 펜넬차의 효능 항염증기능 - 펜넬 씨에 항균, 항바이러스 성분이 들어 있다. 감기 걸릴 것 같을 때 먹으면 면역시스템이 외부균과 싸울 때 도움을 준다. 수면의 질 향상 - 펜.. 2022. 1. 18.
천천히 말해주면 고맙겠어요 사람들과 점심을 함께 먹었다. 어제 같이 먹자고 했던 파니는 자리에 없어서, 그냥 옆사무실 사람들에게 가서 함께 먹어도 되겠냐고 물었다. "그럼요. 어서 와요, 같이 먹어요." 통성명을 하고 앉았는데 뭔가 모르는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그런데 다들 말이 너무 빨라서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다! 같은 몬트리올 사람이라도 사투리가 심하고 말이 유독 빠른 사람들이 있다. 이럴 땐 대화의 토막토막, 단어 단어만 알아들을 수 있다. 집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부엌에 식기 세척기에 PVC가 붙어있으면 오래 가고 좋다, 강아지를 기르는데 마당에 나무로 만든 테라스가 있으면 좋겠다, 그런 집을 사려면 모기지를 해야하는데 예산 짜기가 복잡하다... 정도가 알아들은 부분이고, 못 알아들은 부분이 더 많다. 와, 이.. 2022. 1. 14.
점심 혼자 먹지 말고 같이 먹어요 우리 부서 사람들은 모두 재택근무 중이다. 나만 빼고...! 프랑스가 놀라서 내게 물었다. "넌 재택근무 왜 안하지?" "글쎄... 쟝이 재택근무 할 수 있냐고 묻길래 할 수 있다고는 했는데, 그냥 사무실 옮겨서 계속하나 봐." "행정직은 다 사무실 근무야. 다른 행정직 동료가 그러더라." 내 대신 마리-크리스틴이 대답해 주었다. "혼자 있어서 어쩌면 좋아. 많이 어렵지?" "나 괜찮아. 그래도 걱정해 줘서 고마워." 사실, 혼자서 일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행정사무직 사람들은 이 건물에 있으니, 어려운 일이 생기면 아무에게나 질문하고 도와달라고 하면 된다. 질문하고 나면 사람들하고 친해져서 또 좋다. 가장 좋은 점은 일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이제부터 조금씩 일이 생기겠지만, 그래도 재택근무 덕.. 2022.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