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생활/몬트리올 일상다반사250 산책하다가 선물받은 미스김 라일락 꽃다발 저녁 산책을 하던 중, 어느 집 정원에서 꽃향기가 확 풍겼다. 자세히 살펴보니 조그만 핑크색 꽃이었다. 이름이 뭘까? 구글 렌즈로 꽃이름을 알아보려고 사진을 찍었다. 결과가 너무 신기했다! 이 꽃의 이름은 미스김 라일락이라고 한다. 어떻게 이름이 미스김이지? 1947년, 미국의 원예가가 한국에 와서 라일락 꽃을 심었는데, 미스김은 그 원예가의 도우미였다고 한다. 미스김의 이름을 따 이 꽃의 이름이 미스김 라일락이다. 미스김 라일락은 다른 라일락보다 작고 덤불처럼 자라는데, 향기가 좋고 예쁜 연보라색 꽃을 피운다고 한다. 꽃이름이나 학명을 보면 재패니즈나 차이니즈가 많은데, 한국의 이름을 딴 꽃이 있다니 정말 반갑다. 핸드폰으로 이 검색결과를 보고 있는데, 어느 여자가 다가와서 말했다. "꽃 치지 마세요!.. 2022. 6. 4. 당신은 여자예요, 남자예요? 아니면 아예 다른 성? 몬트리올에서는 젠더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 이런 젠더에 대한 관심은 특히 어릴수록 큰 것 같다. 언젠가 열다섯 살짜리 아이를 만날 일이 생겼는데, 서로 통성명을 하자마자 묻는 말이 이거였다. "무슨 대명사로 당신을 정의하세요?" 나는 이 질문이 무슨 뜻인가 하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 뭐라고? 하고 물으니, "어떤 대명사를 쓰냐고요. 그(he)인지, 그녀(she)인지..." "아, 그녀야!" 한 마디로 내가 여자냐 남자냐를 묻는 질문이었다. (아무튼 처음에 나는 그렇게 받아들였다.) 조금 황당했다. 내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묻다니. 하지만 사실 이 질문의 속뜻은 생물학적인 남녀를 떠나, 레즈인지 게이인지 트랜스젠더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성 정체성을 갖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실제로 어떤 사람은 자신을.. 2022. 6. 3. 몬트리올 예술의 전당, 플라스 데자 산책 요즘 플라스데자에는 신기한 조형물이 생겼다. 바로 때리면 음악소리가 나는 복싱 샌드백 악기! 복싱 볼을 세게 팡 쳐서 빙글빙글 돌게 만들면, 도는 동안 음악이 나온다. 음악 나오는 게 재미있어서 계속 치다 보면 은근 스트레스가 풀린다! 이때는 아이들이 너무 많았지만, 사람 적을 때 가서 팡팡 치다보면 뭔가 시원해진다. '스크래블'이라고 불리는 보드게임판도 있었다. 사진 속 남자와 어떤 여자가 함께 플레이했는데, 둘 사이 경쟁의 불꽃이 팍팍 튀겼다. 어! 큰 체스판이다! 체스는 잘 모르지만, 흐음... 누가 이기고 있나 볼까? 흰 말을 잡은 아저씨는 표정이 매우 심각하다. 인상을 잔뜩 쓰고 다음 수를 생각하는 모양이다. 검은 말을 잡은 아저씨는 완전 여유롭게 옆사람과 수다를 떨고 있다. 아무래도 검은 말이.. 2022. 5. 31. 길거리 전시예술 - 수조 속에 잠기는 홀로세(Holoscene) 몬트리올의 예술의 전당, 플라스데자에 놀러나왔다.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사람들끼리 하는 대화를 들었는데... "오, 여기 공연 보러 왔어? 바로 옆쪽에 조금 있으면 공연이 시작해." 라는 말을 들었다. 오! 공연이라?? 그 말을 듣고 바로 옆쪽으로 돌아나오니 관객들이 엄청나게 많고, 중앙에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안내판을 읽어보니 6시부터 11시까지 열리는 전시작품으로, 제목은 홀로세(Holoscene)라고 한다. 6시가 땡 치자 어떤 사람이 사다리를 통해 수조 안으로 들어갔다. 남자가 커피를 들고 신문을 읽는 사이, 물이 서서히 차오른다. 수조 안의 사람이 완전히 잠긴 걸 보자 조금 불안함이 느껴졌다. 설마 알아서 숨 잘 쉬겠지? 퍼포머는 그래도 간간히 숨이 찰 때마다 나와서 숨을 쉬고, 바닥에 누웠.. 2022. 5. 30. 갈릭버터라이스와 마늘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 이프레옌과 나는 점심시간, 쌀 예찬을 했다. "저는 매끼 쌀 먹어요. 쌀 아닌 건 식사가 아닌 느낌...😏" 한국 사람이니까! 만오천년 전 화석이라는 청주 소로리 볍씨를 아십니까? 에헴. 한국 사람들 만 오천년 전부터 쌀 먹었다구요! 그런데 이프레옌은 한 술 더 뜬다. "나는 아무것도 없이 쌀밥만 먹을 수 있어!" "엥! 말도 안돼요. 쌀밥만 맹맹해서 어떻게 먹어요? 뭐, 간장이라도 있어야지..." "음, 물론 소금은 좀 넣지. 내가 쌀밥만 먹는다고 친구한테 얘기했더니, 날더러 쿠바 사람이 아니고 아시아 사람이냐고 묻더라고! ㅋㅋㅋ" "쌀만 먹는 건 진짜... 저도 못하는데요?" "그게 다 레시피가 있지. 밥솥에 뭘 좀 더 넣어야 해." "오, 뭔데요?" "일단 쌀이랑 물은 같은 양을 넣고, 버터를 조금.. 2022. 5. 25. 공기정화식물로 유명한 홍콩야자를 샀다 또 화분을 하나 들였다. 왜 자꾸 식물이 사고 싶은지 모르겠다. 잘 키워야 할텐데!! 하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 없었다. 점심시간, 주변을 산책하다가 어떤 슈퍼를 하나 발견했다. 밖에 쓰인 글에 '화분 3.99달러부터 시작'이라는 문구를 보고 그냥 뭐에 홀린 것마냥 들어갔다. 지난번 산 다육식물이 아주 쪼끄매도 10달러가 넘는데, 3.99달러부터 시작이라고??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식물 이름을 모르기 때문에, 건강해 보이는 걸로 고르기로 했다. 내가 뭘 알아야지 ㅋㅋㅋ 화분 코너 중 맘에 드는 것을 하나 들고 왔다. 이름을 물어봐야지... "이거 살게요. 이거 이름이 뭐예요?" "흠, 잠시만요." 하더니 점원이 휴대폰으로 식물을 찰칵 찍는다. 그리고는 휴대폰 화면을 옆에 두고 영수증 종이에 식물 이름을 .. 2022. 5. 19. 이전 1 ··· 38 39 40 41 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