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096

눈 쌓인 크리스마스 마켓 일요일엔 하루종일 눈이 내렸다. 늦잠을 자고 집에서 눈 내리는 것만 구경하다가, 그래도 바깥 공기를 쐬고 눈을 밟아보자는 마음으로 밖을 나섰다. 일요일에 집에만 있으면 월요일 지내기가 더 힘든 것 같다. 조금이라도 움직여야 가뜩이나 의욕없는 월요일에 조금 더 힘이 생기는 것 같다. 근처에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려서, 노래소리를 들으며 구경을 나갔다. 캐롤 소리가 들려온다. 점점 신이 난다. 춤을 추고 싶을 정도로 신이 나지만 발 미끄러우니 조심조심.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데 사람들도 많다. 독일어나 러시아어 같은 외국어도 들린다. 관광객이 많은 것 같아! 츄로스와 뱅쇼 같은 먹을거리를 판다. 마켓에는 자잘한 악세서리, 수제비누, 뜨개질모자나 장갑 같은 걸 판다. 신기해서 구경하고 있으면 말을 걸어준다. ".. 2023. 12. 5.
크리스마스 선물 뭐 하지? 이제 정말 크리스마스 선물을 살 때가 되었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함께 랜덤뽑기로 시크릿산타를 해서 20~30달러 안쪽으로 선물을 교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번주에 선물 교환식이 있으니 사 놔야 하는데, 뭘 사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된다. 하도 고민을 하다가 슬쩍 마리에게 물어보았다. "마리, 선물 뭘 사야 할지 고민이야. 넌 샀어?" "아니! 이번 주에 사야지. 하하, 고민이긴 해." "네가 작년에 산 선물은 정말 기발하더라. 쟝에게 자전거 조명이랑 수리키트를 사 줬지?" "아-. 그때 그거. 내가 자전거를 좋아하니까 내 꺼 사는 김에 샀지. 쟝은 있잖아, 지금까지 항상 핸드크림만 샀어. 몇년 내내!" "그랬어? 내가 작년에 물어봤을 때, 쟝이 농담으로 크리스틴이 버섯을 싫어하니까, 버섯에 관한 책을 선.. 2023. 12. 3.
쓸데없는 걱정을 사라지게 하는 꿈 한가한 하루다. 상사가 휴가를 냈기 때문에 나도 별로 크게 할 일이 없고 조용하기만 하다. 이 남는 시간을 활용해 뭐라도 하고 싶은데, 마음이 둥둥 떠 있어서 차분하지 못하고 그냥 시간만 보내는 것 같다. 왜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게 불안할까? 시간이 허망하게 가버리는 게 싫다. 어릴 때는 그렇게 게임하는 게 좋아서 하루종일 게임만 해도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뭘 해도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젊음이라는 걸까? 보람이나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 프랑스어 공부를 하는 것도 벅차고, 한국 여행을 계획하는 것도 골치가 아프고, 집세를 내야 하는 것도 귀찮다.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하고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어도... 나는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없다. 너무 생각이 많.. 2023. 11. 30.
레미제라블 3권 - 마리우스 독후감 레미제라블 3권을 읽고 있다. 요즘은 크레마와 밀리의 서재로 책을 읽는데, 다운로드 기한이 끝난다고 해서 급하게 읽는 중이다. 두꺼워서 미뤄놨는데 이 참에 끝내야겠다. 레미제라블은 읽으면 읽을수록 계속 재밌어진다. 이번에 3권의 마지막 장면을 읽으며 속으로 '오오오오~~!!!' 하는 감탄이 나왔다. 빅토르 위고는 천재인가 봐... 레미제라블 제 3권은 마리우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가 평소에 갖고 있떤 마리우스의 이미지는 잘생기고 우유부단하고 약간 얼빠진 캐릭터라는 느낌이었는데, 책을 읽으니 왜 마리우스가 이런 행동을 했는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책에서는 역시나 마리우스의 잘생긴 외모에 관한 찬사가 몇 페이지에 걸쳐 나온다. 그런데 그 외모 묘사를 읽던 중, '숱이 많은 검은 머리, 시원스럽고 이지적.. 2023. 11. 29.
크리스마스 선물로 뭘 사지? 고민이다. 마리가 출산휴가를 떠나기 전에, 팀끼리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어 선물을 교환하기로 했다. 인터넷 제비뽑기로 선물 줄 사람을 뽑았는데, 나는 크리스틴이 나왔다. 파티가 일주일 남은 지금, 나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고민을 하는 중이다. 뭘 해야 좋지? 선물을 받는 건 좋은데, 이렇게 고민해야 하다니! 그냥 찬이와 함께 나가서 상점가를 둘러보기로 했다. 박물관의 기념품샵에 뭔가 선물할 만한 게 있지 않을까? 오늘따라 박물관에서 무료로 액티비티를 하는데, 박물관 안의 카페에서 핫초콜릿을 나누어 준단다. 아니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이거 공짜래!" "와, 바로 가자."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 된다던데." "나도 그 말 생각했어." 핫초코를 받아와서 한 모금 마셨다. "우와, 이거 향이 특이하다. 핫초코에서 과일.. 2023. 11. 28.
이민자 간호사들과 함께한 즐거운 대화 파업 마지막 날, 노조에서 받은 빵을 따뜻하게 구워먹으려고 나디아가 일하는 산부인과 병동에서 나디아와 점심을 먹었다. 산부인과 병동 휴게실에는 빵빵한 전자레인지와 냉장고, 토스터가 있어서 좋다. 휴게실에 들어서니, 점심을 먹고 있는 간호사들이 있었다. "안녕! 어서 와, 피켓팅 하고 온 거야? 다 끝났어?" "아니, 잠깐 빵 좀 먹으려고 들어왔어. 비서들은 4시간동안 피켓팅 해. 그래도 행진하고 오니까 재밌네." "아, 간호사들은 1~2시간만 하니까 우리는 아침에 다 끝났어. 추워서 얼굴이 빨개졌네! 여기 앉아서 빵 구워 먹어!" "하하, 몸 좀 녹여야겠어." 간호사들과는 지나가며 몇 번 인사한 게 전부라 함께 뭘 먹는 건 처음이다. 나는 쭈뼛거리면서 자리에 앉았다. 처음 이야기하는 사이인데도 모두 반말.. 2023. 1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