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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느린 캐나다의 행정 처리 - 재촉하는 수밖에! 요즘은 날이 좋아져서 오늘부터 출근할 때 걸어가기로 했다. 그치만 아직 춥다. 영상 1도 이게 말이야? 걸어서 출근하는 길. 하늘이 쨍하게 파래서 찍어보았다.  횡단보도 건널 땐 주위를 잘 살핍시다. 핸드폰 보지 마시고. 그치만 안전하다고 느낄 만도 하다. 무조건 보행자 우선이 지켜지기 때문이다. 보행자가 길을 건너려는 낌새만 취해도 운전자는 무조건 멈춰야 한다. 좌회전/우회전하는 차가 보행자와 신호가 겹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도 무조건 차가 기다려야 한다. 처음 왔을 땐 차들이 나를 너무 잘 기다려줘서 나름 황송(?)했는데... 이제 익숙해지니 '흥, 차는 기다리셈.'하는 마음이다. 가끔 엄청 드물게 멋대로 다니는 차들도 있는데, 그럴 땐 사람들이 '보행자.. 2024. 4. 27.
출산휴가 간 동료, 아기와 점심식사 마리와 크리스틴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마리는 출산-육아휴직 중이고, 크리스틴은 북쪽 사무실로 이사를 가서 정말 오랜만에 본다.   장소는 푸틴빌.  푸틴은 감자튀김과 치즈를 소스에 적셔먹는 퀘벡 음식이다. 나는 푸틴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샌드위치를 시켰다. 푸틴도 맛있는 곳에서 파는 건 엄청 좋아하지만, 푸틴빌은 뭐 무난하다고 하겠다.  보통 감자튀김, 치즈는 기본으로 들어가고 그 위에 야채나 고기류를 얹어 먹는다. 메뉴 중에 Le lendemain d'brosse라는 걸 보고 크리스틴이 고민한다. "렁드맹 드 브로스... 이거 양이 많으려나?""당연히 그렇겠지, 이름을 봐!""왜? 이게 무슨 뜻인데?" lendemain은 다음날, brosse는 브러쉬라는 뜻.. 2024. 4. 26.
변덕스러운 눈 내리는 아침과 더블 까스껫 눈이 오다니 이게 무슨 일이야...? 아침에는 그냥 비가 왔는데, 언제부터인지 함박눈으로 바뀌었다. 봄은 봄인데, 눈 내리는 봄이다. 엄청 커다란 함박눈이 마구마구 내린다. 그래도 땅에 닿자마자 녹는다.  눈이 두시간 넘도록 왔다는 사실... "나디아! 눈 오는 거 봤어?""봤어! 난 내가 꿈꾸는 줄 알았다니까?" 사실 4월에 눈이 내리는 건 퀘벡에서는 흔한 일이라서 퀘벡 사람들은 별 반응이 없다. 우리 사무실에서 이민자인 나디아와 나만 호들갑 떠는 것 같다. 알제리와 한국에서는 벌써 반팔을 입는다고 하던데! 눈이라니요!  오늘은 산책도 안 나갔다. 나가려고 요 앞에 잠시 걸었는데, 패딩을 안 입고 얇은 비옷만 입고 왔더니 넘 추워서 다시 돌아왔다. 목도리를 하고 와.. 2024. 4. 25.
간호사의 은퇴축하파티 오늘은 간호사 나탈리의 은퇴파티가 있는 날이다. 나탈리와는 산부인과 병동에 놀러 갔을 때 두어번 같이 밥을 먹은 적이 있다. "자, 은퇴하면 뭐 할꺼야?" "일단 여행을 가야지. 9월에 영국과 스코틀랜드에 갈 거야." "아, 9월 좋지. 일단 내일은 뭘 할꺼야?" "실컷 잘 거야. 11시까지 자야지." "은퇴 축하해!" 팀원들이 케익과 선물, 꽃다발을 준비했다. 팔찌 선물을 받고 눈물을 살짝 흘리는 나탈리. 출산휴가를 떠났던 간호사 페넬로페도 아기 플로랑스와 함께 들러서 나탈리를 축하해 주었다. 은퇴할 때 동료들이 이렇게 축하해주면 좋을 것 같다. 커다란 케익을 나눠먹었다. "나디아, 은퇴하면 어떨지 상상이 가?" "아, 정말 하고 싶지. 지금이라도 바로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일 안해도 월급이 딱딱.. 2024. 4. 24.
월요일 한 주의 시작과 점심산책 오늘은 온도가 영하로 내려갔다. 아니, 왜 아직도 이렇게 추운 거야? 나는 두꺼운 목도리와 패딩을 입고 나디아와 점심 산책을 했다. "아니, 진짜 춥다. 패딩은 다 정리해서 옷장에 넣어두려고 했는데 말이지. 게을러서 안 했는데 오히려 잘 됐어." 그래도 날씨 예보를 보면 오늘이 마지막 추위인 것 같다. "나도 패딩 세탁해서 넣으려고 했는데, 겨울옷 정리는 공간 찾는 게 문제야." "맞아, 어디다 넣어야 할 지 모르겠다." "수비드 가방에 넣어서 보관해, 그럼 돼." "어... 수비드 가방이 뭐야? 진공청소기로 이렇게 쭉 빨아들여서 압축시키는 비닐팩 같은 거?" "맞아, 맞아! 내가 말한 게 그거야." 수비드라는 말을 이럴 때 쓰는구나. 요리에만 수비드가 쓰이는 줄 알았다. Sous-vide는 진공된 팩을.. 2024. 4. 23.
일요일 아침 공원 산책 요즘은 봄이 되니 공원으로 아침 산책을 나가고 싶어진다. 몽루아얄 공원으로 가는 길. 전등이 예쁘다. 비가 살짝 내렸다. 아기와 산책나온 아빠도 공원으로 가는 것 같다. 아침에는 새가 짹짹거리는 소리가 듣기 좋다. 공원에는 조깅하는 사람도 있고, 친구들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도 있다. 벤치에 잠시 앉아 있다 왔다. 엇! 아까 횡단보도에서 봤던 아저씨다. 흙길언덕을 유모차 끌고 막 달린다. 몽루아얄 공원의 동상 새싹이 난다. 표지판에는 Cul-de-sac이라고 쓰여 있는데, 난 이 간판을 처음 봤을 때 매우 혼란스러웠다. 왜냐하면 cul은 프랑스어로 엉덩이, sac은 가방이라는 뜻이다. 엉덩이 가방??? 도대체 이게 뭔 뜻이야 했는데... 가방의 밑부분(?)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막다른 골목이라는 뜻.. 2024.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