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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에게 배운다 - 빠른 결단력 최근에는 병원에 사진사가 와서 간호사와 의사, 병동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갔다. 아마 홍보용으로 쓸 모양이다. 한 사람당 5~6개 사진을 찍었는데, 내가 맡은 업무는 사진을 모두에게 배포하고 홍보용으로 쓸 사진을 하나 골라달라고 요청하는 거였다. 사진 찍은 사람이 많아서 좀 번거롭기는 하지만, 사람들 얼굴 보는 재미가 있어서 재미있는 업무다. 나는 병동에 자주 가지 않아서 간호사들 얼굴이 헷갈리기도 하고, 특히나 의사들은 회의 아니면 볼 기회가 거의 없다. 이 업무 덕분에 사람들 얼굴을 좀 익혔다. 아무튼 재미있는 건 의사와 간호사에게 사진을 보내면서 모두 똑같은 메일을 보냈는데, 의사들의 답장이 무지 빨라서 놀랐다. 다 그런건 아니지만, 의사들은 대부분 메일 확인하자마자 답장을 보냈다. 이게 왜 놀라운 .. 2024. 3. 26.
눈 내리는 날 메이플 시럽 설탕오두막 축제 주말 아침, 일어나니 눈이 하얗게 쌓여 있다. 날씨를 확인하니 체감 영하 14도! 평소라면 너무 추우니까 집에 있고 싶은 날씨인데, 나도 이제 이 추운 날씨에 적응이 되었나 보다. 이제 봄이니 눈이 이렇게 많이 올 일도 없을 것 같아서 밖에 나가기로 했다. 집 앞에 있는 카페에 갈까 하다가, 어쩐지 몇개월 전에 가본 적 있는 전통 찻집이 가고 싶어서 베르덩 동네로 향했다. 지하철타고 20분 정도 가면 된다. 베르덩 역 앞에 도착하니 뭔가 북적북적하다. 오, 뭐 하나 보다!!! 바이올린 소리와 퀘벡 전통 음악이 들린다. 우와! 길거리 축제다!! 운이 좋네, 우연히 나왔는데 길거리 축제를 하고. 요즘 메이플 시럽 수확철이라서 이맘 때면 사람들이 설탕오두막에 간다. 설탕오두막은 Caban à sucre(꺄방 .. 2024. 3. 25.
다람쥐와 이런 인생 날씨가 정말 춥다! 체감온도 영하 11도라니. 주머니에 땅콩 몇 개 집어넣고 점심산책을 나왔다. 공원 다람쥐에게 몇몇 개 던져줘야지. 공원을 걸으면서 땅콩을 하나씩 던지니 다람쥐들이 막 나를 따라온다. 히히 귀여워! 하지만 땅콩이 없어도 요즘은 다람쥐들이 날 알아보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산책이 끝나고 간호사인 아닉과 마주쳤다. "오늘도 산책했어?" "응, 오늘 엄청 춥더라. 다람쥐들한테 땅콩도 줬어." "아하하하하! 다람쥐 너무 귀엽지. 아참, 내가 다람쥐 사진 보여줄게. 파트너 시골집에서 찍은 거야!" 까만 다람쥐가 주택 테라스까지 들어와서 뭔가를 막 먹는 사진이다. 예전에 아닉과 한번 산책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땅콩을 던져주니 다람쥐들이 따라오는 게 신기했나 보다. 아닉은 그때 이후로 나에게 .. 2024. 3. 23.
여름 휴가 계획 짜기 여름휴가 계획서를 내야 하는 날이다. 언제 휴가를 가지? 한여름은 캐나다에서 제일 놀기 좋은 때지만 그만큼 성수기라서 비싸다. 여행은 가고 싶고, 너무 비싼 건 싫고. 여기 사람들은 보통 휴가계획을 몇 달 전에 잘 짜던데, 나는 미루고 미루다보니 여름휴가 제출 마지막 날이 되었다. 아, 언제 휴가를 내지? 행복한 고민이긴 한데... 이번에는 캐나다의 자연을 즐기러 가고 싶은데, 여러 가지 고민해 봐야 겠다. 마지막 날까지 이렇게 별 생각이 없다니... 사람들은 어떻게 계획을 잘 짜는지 궁금하다. 한국에서는 휴가 내고 싶을 때 낼 수 있었던 적이 없다. 그냥 설날과 추석, 그리고 3일 정도의 여름방학이 다였는데.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야. 2024. 3. 22.
단식과 알제리 전통 디저트 이번 겨울에 눈이 적게 온다 싶더니, 3월 중순이 넘어서도 눈이 내린다. 아직 패딩을 집어넣을 때가 아니다. 나디아와 산책을 할 때도 추워서 짧게 공원을 돌고 돌아온다. "우리 딸 아이다가 오늘 아침에 눈 온 걸 보더니 막 춥다고 짜증을 내더라고! 하하하" "하긴, 이제 따뜻해질 때도 됐는데." "이번 겨울에는 눈이 많이 안 와서 썰매도 못 탔는데, 오늘은 썰매 탈 만큼 눈이 많이 온 것도 아니고 따뜻한 것도 아니니까!" 라마단이 시작한 지 10일이 되었다. 나디아는 계속 단식을 하고, 나도 따라서 점심만 단식을 하려고 한다. 그런데 진짜 단식이 쉬운 게 아니다. '단식하려고 한다'만 벌써 열흘째... 점심 한 끼만 건너뛸 뿐인데 몸에 힘이 빠지고 배가 너무 고파서 샐러드와 바나나를 싸와서 먹었다. 그래.. 2024. 3. 21.
인성검사는 솔직하게 답하는 게 중요! 내가 지원하는 컬리지 입학생을 3단계로 거른다. 1단계는 학교성적, 2단계는 프랑스어 시험, 3단계는 프시코메트리 테스트다. 컬리지 설명회에 간 날, 프시코메트리 테스트는 준비할 게 하나도 없다고 했다. 아무리 준비할 게 없다고 해도, 그게 뭔지는 알아야지! 회사 동료들에게 프시코메트리 테스트가 뭐냐고 묻자, 나디아가 성격 검사와 직업 검사 비슷한 거라고 귀뜸을 해 주었다. "우리 남편도 취직하기 전에 그거 봤어. 성격 검사랑 직업에 얼마나 관심이 있나를 보는 거야." 마리는 MBTI 테스트 링크를 보내주며 이것과 비슷할 거라고 말해주었다. 그제야 감이 왔다. 우리나라 취업할 때 인적성검사 비슷한 거다. 한국에서는 인적성검사도 문제를 풀며 준비하지만, 이곳에서는 테스트도 그렇게 어렵게 내지 않는다. 그냥.. 2024.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