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096

미국 가는 비행기 - 공항은 출발 3시간 전에 마이애미로 가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이전에 공항에 얼마나 일찍 도착해야 하나? 라는 글에서 출발 2시간 전이라고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미국 가는 비행기는 예외다! 넉넉히 3시간 반을 잡아야 한다. 우리는 2시간 반 전에 도착했는데 비행기를 놓쳤다. 짐부치고 시큐리티 체크하는데 30분도 걸리지 않아서 안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세관 통과하는 줄이 엄청나게 길었다. 사람들이 불만스럽게 항의하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세시간 전에 왔는데 아직도 기다리고 있잖아요! 정상이 아니잖아요!" 시큐리티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고 항의하는 사람을 무시하며 말했다. "미국여권 있는 사람만 빠른 줄 서세요! 다른 여권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습니다. 모두 다 늦었어요!" 세관에서만 1시간 50분을 기다렸고, 우.. 2023. 12. 22.
미국에 가면 어디로 가지? 여행 전 불안감 드디어 내일 미국으로 여행을 떠난다. 급하게 여행일정을 잡았는데 그럴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 친구 결혼식에 가려고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항공사로 미국 가는 비행기표를 샀는데, 하필 영주권 나오기 직전이라 출국할 수가 없어서 표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아쉬웠지만 나가면 영주권을 포기해야 한다니까 어쩔 수 없었다. 그 표를 취소하니 환불해 주지는 않고, 크레딧으로 모아놓았다가 나중에 쓸 수 있다고 안내해 주었다. 그러다 문득 얼마 전, 그 크레딧이 잘 있나 퍼뜩 걱정이 되었다. 다시 한번 확인해 보니, 이럴 수가, 유효기한이 12월 말까지란다. 한 달도 안남았다고? 이걸 못 쓰면 그냥 버리는 거다. 급하게 어딜 갈 수 있는지 알아보았는데,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이라 미국밖에 행선지가 없었다. 미국에 가면 어딜 .. 2023. 12. 20.
감정의 파도와 행동의 변화 - 레미제라블 4부 독후감 레미제라블 4부를 읽는 데 한참 걸렸다. 마리우스와 코제트의 사랑이 꽃을 피우고, 혁명 이야기가 시작되는 부분이다. 4부를 읽고 나서야 왜 마리우스가 혁명에 참여했는지 알게 되었다. 바로 사랑 때문이다. 마리우스는 플뤼메 거리에 있는 코제트의 집에 편지를 놓고 가고, 서로 만나 입맞춤을 나누며 사랑의 환희를 만끽한다. 그러나 수상한 기색을 감지한 쟝발쟝이 영국으로 이민을 결정하고, 둘은 헤어진다. 코제트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다는 절망이 마리우스를 혁명으로 인도했다. 허탈함에 길을 걷다가 차라리 죽자는 생각에 혁명에 뛰어든 것이다. 바리케이드에서 혁명군을 주도하며 싸우는 것으로 4부가 마무리된다. 이번 편에서는 모든 사건이 절정에 다다르는 느낌이다. 서로 짝사랑만 하던 두 연인이 만나고, 혁명과 .. 2023. 12. 19.
챗GPT로 글쓰기를 연습할 수 있을까? 요즘은 글쓰기 공부를 시작했다. 지난해 칼리지에 입학원서를 냈을 때, 프랑스어 글쓰기 시험에서 떨어졌다. 이번에 입학하려면 글쓰기를 좀 연습해야 할 텐데. 그런데 마음에 드는 글쓰기 수업을 찾기가 좀 어렵다. 내 실력보다 너무 위거나 아니면 너무 초보 수준이거나... 컬리지 입학에 필요한 글쓰기 수업은 보통 학교에서 열리는데, 요즘 선생님들 파업이 계속되고 있어서 열리는 수업도 거의 없다. 글쓰기를 혼자 공부할 수 있을까? 일단 글쓰기 주제를 몇 가지 찾아서 써 보고, 챗 GPT의 도움을 받아 혼자 채점을 해 보려고 한다. 사실 사무실에서 챗 GPT 엄청 많이 썼다. 메일 쓰거나 할 때 단어가 생각 안 나면 써달라고 하고, 틀린 것 고칠 때도 유용하다. 그렇지만 이상하게 가끔 어색한 말을 쓰거나 실생활에.. 2023. 12. 16.
양말이 프랑스어로 뭐라고?? 드디어 파업 마지막 날이다. 아니, 마지막 날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마지막이길 빈다. 아무리 잘 입었다고는 하지만 몇 시간동안 밖에서 서 있는건 정말 힘든 일이다. 컴퓨터 스크린을 오랫동안 보지 않고 눈을 쉬게 하니 그건 좋지만, 그래도 너무 춥다! 출근하고 크리스틴과 인사를 했다. "오늘 진짜 춥대! 너 옷은 따뜻하게 잘 챙겨왔어?" "응, 목도리랑 스노우팬츠랑 부츠도 다 가져왔지." "바 있어?" "바? 바가 뭐야? 부츠 말하는 거야?" "아, 부츠 말고. 바. 양말(chaussette)!" "아... 양말은 그냥 일반 양말 신었는데." "그럴 것 같아서 내가 양말 하나 가져왔는데. 양모로 된 거라서 엄청 따뜻해. 내가 저번에 이야기한 거 있지? 코스트코에서 파는 양모." "아하! 그거구나. 나.. 2023. 12. 15.
산부인과 병동 파티와 클리닉 접수 도와주기 출근도 하기 전인데 나디아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어디야?" "나 가는 중인데. 5분이면 도착해." "빨리 와! 나 옆 산부인과 병동에 있으니까. 알았지?" "어, 어!" 무슨 일이지? 나디아가 출근도 하기 전에 나를 찾다니, 뭔 일이 있나? 사무실에 외투를 놓고 나디아를 찾아가니, 산부인과 병동에 큰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아참! 파티에 초대한다더니, 이거였구나? 빵과 과일, 치즈가 있어서 몇 개 집어 가져왔다. 크리스틴이 아침을 안 먹었다길래 몇 개 가져다 줄 생각으로 빵을 좀 많이 챙겼다. 밤에 일하는 직원들, 간호사와 의사들까지 모두 모였다. 3~40명은 되는 것 같다. 나는 처음 보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좀 어색해하며 나디아 옆으로 다가갔다. 다들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길래 나도 얼떨결에 자.. 2023.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