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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41

몬트리올 사람들의 김치 사랑 김치 사랑이라니, 이것보다 국뽕이 차오르는 말은 드물겠지만. 내가 겪어본 이분들의 김치 사랑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캐나다, 특히 퀘벡 지방의 음식은 솔직히 -이렇게 말하면 그들은 화내겠지만- 내세울 만한 게 없다. 가장 유명한 것이 퀘벡의 '푸틴'인데, 감자튀김과 치즈를 접시에 넣고 소스를 부은 것이 다이다. 무슨 맛이냐면, 감자튀김에 소스를 찍어 먹는 맛이다. 감자튀김이랑 치즈이니 맛이 없을 수는 없지만, 이게 가장 내세울 만한 현지 음식이라니 조금 안타까울 정도이다. 몬트리올 시를 벗어나 외곽의 메이플 시럽 만드는 오두막에 가면 퀘벡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데, 내가 맛본 것 중 가장 충격적인 음식은 설탕 타르트(tarte au sucre)였다. 설탕 타르트. 이게 음식인지 그냥 설탕 덩어리인지 .. 2020. 10. 3.
오페라 <리골레토> - 충격먹지 마, 중세 유럽의 19금 막장을 보여준다. 혹시 학창 시절, 음악 시간에 라는 영상을 본 적이 있는가? 30분 가량의 짧은 시간에 독특한 애니메이션과 영어 오페라로 구성된 '마술 피리'나 '카르멘'같은 작품을 감상한 적이 있을 것이다. (유튜브 댓글을 보니, 요즘도 음악 선생님들이 이 영상을 보라는 과제를 주는 모양이다.) 갑자기 옛 추억이 생각나 오페라 복스를 검색해 조금은 생소한 '리골레토'를 보았는데, 다 보고 나서 충격에 휩싸여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오페라가 이런 내용이었다고? 어떻게 미성년자였던 나에게 이런 내용을 보여줄 수 있었지? 어떻게 이 충격을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누군가 현대에 이 작품을 드라마로 만든다면, 검열에 시청자 비판이 판칠 정도일 것이다. 매운 맛 중의 매운 맛, 오페라 를 살펴보자. 1. 충격적인 막.. 2020. 10. 3.
넷플릭스 <삼생삼세 십리도화> - 야화는 왜 사람을 설레게 만드는가 관련 글: 넷플릭스 - 그렇게 완벽하지만은 않은 신선의 사랑 이야기 중드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있지만, 같은 뛰어난 작품은 인정해 줘야 한다. 여주인공도 여주인공이지만, 남주인공 야화를 연기한 조우정의 인기가 하늘을 치솟는다. 야화가 조우정인지, 조우정이 야화인지 모를 정도의 훌륭한 연기력과 가슴 아프도록 절절한 사랑의 서사. 그의 매력을 탐구해 보자. 야화가 얼마나 백천을 사랑하는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는 신선이라는 소재와 허구적 상상을 이용해서 누군가를 한없이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허무맹랑할 정도의 사랑이지만, 그것이 픽션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제목이 보여주는 것처럼, 세 번의 삶을 살지만, 세 번 모두 한 사람만을 사랑한다. 1. 영원한 사랑과 희생 첫번째 생, 야화는 태어나기.. 2020. 10. 2.
넷플릭스 <에놀라 홈즈>가 난장판이 된 이유 ** 읽으시기 전에 경고합니다. 에놀라 홈즈를 재밌게 보고 싶으시다면 제 리뷰를 읽지 말아주세요. 저는 이 영화에 불만이 아주 많거든요. 스포도 있습니다. 1. 시도때도 없이 화면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관객에게 이야기를 하는 에놀라 '제 4의 벽'이라고도 불리는 이 연출기법은 최근 들어 각광을 받고 있는 듯하다. 영화 내내 에놀라가 관객에게 눈짓을 하거나 구구절절 설명을 하는데, 그때마다 몰입이 깨져 영화에 집중을 하기가 힘들었다. 플롯이 가뜩이나 탄탄하지도 않은데, 자꾸 제 4의 벽을 깨고 나와 너무 부담스러웠다. 제발, 나한테 말 좀 그만 걸어줄래? - 이러한 연출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마블 시리즈의 영화에서 데드풀이 수트를 입고 관객에게 쏘아붙이는 장면은 코믹하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건 데드풀.. 2020. 10. 1.
'Savage'가 무슨 뜻인데? 야만인 아냐? 개인적으로 Savage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동적으로 디즈니 고전영화 의 OST인 'Savages'가 떠오른다. 는 미 대륙 원주민 추장의 딸인 포카혼타스가 백인 개척민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이야기이다. (스토리라인 자체는 너무나 백인중심으로 왜곡되었지만, 시대가 옛날이니 어쩔 수 없다.) 원주민들과 개척민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포카혼타스를 사랑하는 존 스미스는 원주민들에게 스스로 포로로 잡힌다. 그 사실을 안 개척민들은 원주민을 보고 전쟁을 준비하며, 서로를 '야만인'이라며 비난하는 노래이다. www.youtube.com/watch?v=3oEWA7UglB4 한국에서는 '결투의 노래'라고 소개되었는데, 원곡 버전을 들으면 'Savage! Savage!'하고 부르짖는 외침과 장엄한 북소리가 어울려 전쟁.. 2020.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