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생활739 이게 무슨 동물이야? 귀엽게 생겼잖아! 산책을 갔다 돌아오는데, 잔디밭에 신기한 동물이 있길래 급히 카메라를 꺼냈다. 처음 보는 동물인데, 신기하게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 잔디밭에서 코를 박고 냄새맡으며 뭔가를 찾는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한국어로 "귀여워..."라고 말하고 좀 더 다가가서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내가 휴대폰을 가까이 대고 사진을 찍고 있으려니까 옆에서 조깅하던 어떤 언니가 말을 걸었다. "오마이갓... 진짜 귀엽지 않아요?!" "그쵸, 그쵸! 너무 귀여워요. 이게 무슨 동물인지 아세요? 비버는 아니죠?" "비버는 꼬리가 더 크고 넓적하니까 아니고...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마 마멋이라는 동물일거에요." "와, 여기 살면서 마멋 처음 봐요!" "그래요? 가끔 볼 수 있어요. 나도 사진 찍어야겠네... 2021. 8. 14. 남친의 첫 새우부추전 만들기 도전 부추전 만들기로 다짐하고 호기롭게 재료를 사 왔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이다. 나는 부침개를 만들어 본 경험이 없는데, 남친은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사온 재료를 꺼내서 정리하려니까, 그가 말한다. "아무것도 안 해도 돼, 내가 다 할게." "그럼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셰프." "저기 가서 앉아서 책을 읽든지 하세요." "아, 그래도 내가 재료라도 다듬을게!" 요리는 항상 남친 담당이다. 항상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데, 내가 주방에 왔다 갔다 하는 게 더 불편하다나... 그래도 부추전은 처음 해보는 요리인데 혼자 하도록 다 맡기기 미안해서 부추, 마늘, 할라페뇨를 씻고 다듬었다. "그럼 하나하나 깨끗하게 씻어야 해." "알겠습니다. 내 요리실력을 믿지 못하는 건 알겠지만 그래도 야.. 2021. 8. 12. 몬트리올의 중국마켓에 장보러 가기 뭘 만들어 먹을까 고민하다가, 타블렛으로 백종원 유튜브를 켰다. 부추전 만드는 법이 나오길래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어디서 부추를 사야 하지? 게다가 부추를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도 몰라서 남친에게 물었다. "부추는 영어로 뭐라고 하지?" "부추...가 뭐지?" 우리 둘 다 모르는 단어였다. 구글로 찾아보기 귀찮아서 둘 다 가만히 있었는데, 그 때 유튜브에서 백종원씨가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부추 없다고 그라스, 풀 뜯으면 안돼요! 차이브, 차이브 쓰셔야 해요." "와, 방금 들었어? 백종원 씨가 차이브래." "이런 걸 알려주시다니. 아까 청양고추 대신에 할라페뇨 써도 된다고 한 것도 그렇고 배려가 넘치신다!" 궁금했던 걸 딱 알려주는 타이밍이 기가 막혔다. 아무튼, 사러 가기만 .. 2021. 8. 11. 브리저튼 프랑스어로 읽기 도전 - 프랑스어는 배배 꼬였구나! 집에 쌓아놓고 읽지 않은 책이 가득이지만, 그래도 심심하면 서점에 들러서 책 구경을 하게 된다. 그러다 예쁜 보라색 표지 책을 발견하고 집어왔는데, 바로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끌었던 브리저튼! 프랑스어 실력이 아직 어른용 소설책을 읽을 정도는 아니다. 그림책이나 청소년용 소설을 읽어야 좀 맞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도전하는 기분으로 읽어보기로 했다. 어렵지만, 그래도 내 수준보다 높은 소설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있다. 3년 전 프랑스어를 갓 배워서 캐나다 어학원에 다닐 때, 마틸드라는 프랑스인 선생님이 있었다. 어느 날은 마틸드 선생님이 프랑스어 소설 읽기를 숙제로 내주었다. 아니, 소설이라니! 갑자기 너무 단계가 어려워진 것 같다고 학생들이 하나둘씩 볼멘 소리를 하자 마틸드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 2021. 8. 9. 살바도르 달리 전시회 - 달리가 단테의 신곡을 보고 그린 그림들 까미유가 살바도르 달리 그림 전시회를 같이 보러 가자기에 얼른 그러자고 했다. 그렇지만 문제는 화가 살바도르 달리도, 작가 단테도 잘 모른다는 것... 몰라도 그냥 일단 보러 가자! 단테의 신곡은 1300년대, 이탈리아의 작가 단테가 지옥, 연옥, 천국을 여행한 이야기를 희곡으로 써낸 것이다. 스페인 출신 화가인 살바도르 달리가 1930년 쯤에 이 단테의 신곡을 읽고 그 장면들을 그린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탈리아어로는 신곡을 디비나 코메디아라고 하는데, 그래서 이 전시회 이름이 '디비나 달리'인가 보다. 입장하기 전 안내하는 사람이 말하길, 모든 그림을 촬영해도 되지만 딱 하나 빔 프로젝터로 쏘는 그림은 촬영하면 안된다고 한다. 달리의 그림 중 이곳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그림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처.. 2021. 8. 7. 강아지 산책 팁을 알려주는 캐나다 이웃 주민 오랜만에 인도 카레가 땡기는 바람에 자전거를 타고 카레집에 들렀다. 버터 치킨 카레와 양고기 브리야니(볶음밥)를 주문하고 가게 밖에서 기다리는 중이었다. 골목 저편에서 허스키 한 마리를 산책시키는 사람이 다가오고 있었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나는 허스키를 저편에서부터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직 어린 강아지인지 목줄을 당기며 신나서 이것저것 맡아보려고 난리를 피웠다. 식당 냄새도 맡고, 화단이며 주차표지판, 카페테라스 등등 강아지가 신기해하는 것 천국이었던 모양이다. 허스키 보호자는 당황스러워하며 강아지를 끌고 빨리 지나가기에 급급했다. 반대편에서도 비글을 산책시키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 비글은 얌전하고 침착하게 걷고 있었다. 허스키는 친구 강아지를 보자마자 너무 반가워하며 달려들었다. 그러자 허스키 보호자가.. 2021. 8. 4. 이전 1 ··· 107 108 109 110 111 112 113 ··· 1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