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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739

몬트리올 맛집 중식당 Aunt Dai - 메뉴 설명에 진심인 셰프 가끔씩 외식을 하는데, 지금까지는 아는 식당에서만 먹어보고 새로운 식당을 잘 가는 편이 아니었다. 하루는 친구가 몬트리올에서 유명한 중식당을 추천해 주었는데, 찜만 해놓고 식당에 가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중식이래도 아직은 한국식 중식인 짜장면, 짬뽕, 탕수육이 더 좋으니... 몬트리올의 중식당에 가면 보통 아메리카화된 중식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유명한 '제너럴 타오 치킨'이나, '쿵 파오 치킨' 같은 중식당의 메뉴는 원래 중국에는 없다. Aunt Dai에서는 이런 미국화된 중식 메뉴와 정통 중식 메뉴를 둘 다 맛볼 수 있다. 깔끔하고 맛있는 음식도 음식이지만 이 식당은 셰프가 직접 적은 메뉴 설명이 압권이다. 사장님 설명: 한 번 이상, 아니 두 번 이상, 손님들이 우리 제너럴 타오 치킨이 몬트리올.. 2021. 5. 5.
멕시코식 타코와 미국식 타코 한국의 대표음식이 뭐냐는 질문은 머리싸매지 않아도 대답하기 쉽다. 김치, 불고기, 비빔밥... 그렇다면 미국의 대표음식은 뭐가 있을까?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아도 금방 햄버거가 나온다. 피자, 파스타 등의 대답도 나올 것이다. 하지만 햄버거는 독일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 함부르크 지방에서 온 음식이고, 피자와 파스타는 이탈리아의 음식이다. 물론 그 음식들이 미국 대륙에서 미국화되어 유럽의 본토 음식이랑은 많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 본토의 전통 음식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면 한참이 걸린다. 아메리카 대표 음식은 타코! 여기에 의외의 대답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메리카의 대표 음식이라면 단연 타코지! 잉? 타코라고? 그래, 뭐 미국엔 타코 벨도 있으니까... 하지만 타코는 멕시코 이민자 음식.. 2021. 4. 30.
내가 보고 겪은 몬트리올의 트랜스젠더 문화 캐나다가 정치적인 문제에 비교적 리버럴한 편이긴 하지만, 몬트리올은 도시 특성상 성소수자 문화가 특히 크게 오픈되어 있다. 사실 다른 캐나다 도시를 가본 적이 없어 잘 모르지만, 몬트리올은 확실히 오픈되어 있다. 이런 문화 속에 살다 보니 캐나다 배우 엘렌 페이지가 성전환을 해서 엘리엇 페이지로 이름을 바꿨다는 소식은 그렇게 놀랍지 않았다. 엄브렐러 아카데미에서 맡았던 바냐 역할이 어떻게 바뀌고 설명될지 궁금하긴 하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아왔으니 이런 문화를 직접 경험했던 첫 일년간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가장 처음 트랜스젠더를 봤던 기억은 슈퍼마켓에서였다. 햄 코너에서 뭘 고를까 구경하고 있는데, 어떤 5살 정도 되어보이는 아기가 부모에게 샌드위치에 넣을 햄을 사달라고 조르고 있었다. "햄 .. 2021. 4. 21.
몬트리올 시내 레바논식 슈와마 맛집 - 부스탄 캐나다에 오기 전 한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외국인 친구들과 이야기하는데, 하루는 너무 배가 고프다며 내게 말했다. "슈와마 먹고 싶다!" "슈와마가 뭔데?" "빵에다 야채랑 고기를 싼 샌드위치 같은 건데...." "샌드위치가 먹고 싶으면 샌드위치를 먹으면 되지?" "아, 그게 아니라고! 너도 진짜 슈와마를 먹어봐야 해." 알고보니 슈와마는 아랍 음식이고, 내가 알고 있는 케밥 같은 걸 얇은 피타 빵에 싸먹는 음식이었다. 나는 아마도 이태원에 가면 비슷한 게 있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그 친구는 기어코 이태원까지 가서 슈와마를 먹었지만, 결국 만족하지 못했는지 그냥 그랬다고 말했다. 없는 슈와마를 계속해서 찾는 그 친구를 데리고 근처 찌개집에 데려가 냉면을 먹였는데, 또 이렇게 맛있는 냉면을 먹은 건 처음이.. 2021. 4. 19.
아침에 선물받은 따끈한 빵 아침 7시 반에 누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올 사람이 없는데 싶어 궁금해하다 열어보니 친구 노만이었다. 출근하기 전에 간식으로 먹을 빵을 샀는데 한번 먹어보라며 갈색 종이봉투를 건네주었다. 이게 어쩐 행운인지?! 종이봉투가 아직 따끈따끈하고 빵 냄새도 달콤했다. 이게 무슨 빵이냐고 물으니 그냥 초코빵이란다. 겉보기엔 그냥 밍밍한 빵처럼 생겼다. 잘라보니 속에 뭔가 하얀 덩어리가 있는데 이게 화이트초코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진짜 맛있었다. 잼도 필요없고, 커피 한 잔만 있으면 꿀떡꿀떡 잘도 넘어간다. 엄청 달지는 않지만 그래도 달달한 것이 자꾸 땡긴다. 다음날이 되니 조금 딱딱해져서 전자렌지에 돌렸더니 좀 눅눅해져서 딱딱하면 딱딱한 대로 먹는 게 더 괜찮았다. 이런 서프라이즈 선물을 받다.. 2021. 4. 11.
애틀랜타 총격 사건과 몬트리올의 아시안 혐오범죄 반대 시위 지난 3월 16일, 애틀랜타에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한 아시안계 6명 등 8명이 숨진 총격 사건이 벌어지고, 일요일이었던 21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수천명이 모여 아시안 혐오범죄 반대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지난 한 해 코로나 위기와 인종차별 위기를 동시에 겪어야만 했다"며, 코로나 판데믹 동안 인종차별적 분위기가 고조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위는 애틀란타 총격 사건 이후 일어난 것이긴 하지만, 아시안 혐오에 대한 구조적인 차별을 모두 비판하고 나섰다. BBC 뉴스 기사에 따르면 지난주 애틀랜타 총격사건의 용의자는 인종차별 범죄가 아니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그런 변명을 들어줄 가치조차 있는지 잘 모르겠다. 총격 사건을 일으킨 것은 인정해도, 인종차별주의자로 낙인찍히.. 2021.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