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생활739 필요한 물건인데 쇼핑하기 귀찮은 건 왜일까? 눈이 많이 오는 몬트리올에서는 방수가 되는 신발이 필수다. 난 지금까지 등산화를 신고 다녔는데, 보온이 되지 않아서 발이 시렵다. 스노우부츠가 필요한 계절이 왔다. 그렇지만 난 쇼핑몰에 가는 걸 싫어해서 스노우부츠 사는 걸 계속 미루고 있었다. 그러다 요즘 발이 너무 시려워서 정말 이젠 신발을 새로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나는 왜 쇼핑이 귀찮을까? 필요한 물건인데도 끝내 미루는 경향이 있다. 쇼핑하면서 물건을 비교하는 것도 귀찮고, 물건을 사고 나서 만족감도 별로 없다. 한국에서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할 때 쇼핑을 하기도 했지만 캐나다에서는 별로 쇼핑할 마음이 안 난다. 돈을 쓴다는 행위 자체가 무서운 걸지도 모르겠다... 별게 다 무섭구만. 아무튼 여러 매장을 둘러보는 건 딱 질색이라 그냥 스포츠 매.. 2023. 12. 12. 추운 겨울날, 잘생긴 사람을 찾아서(?) 오늘도 파업이다. 다음주까지 계속된다는 파업... 선생님들도 계속 파업하고, 병원도 5일간 파업을 한다. 언제까지 하냐고? 정부가 들어줄 때까지.... 문제는 너무 춥다는 거다. 옷은 단단히 입고 나왔는데, 발이 시렵다. 마리가 와서 말했다. "너 안 추워? 패딩 지퍼 다 열고!" "아... 몇겹씩 입어서 상체는 괜찮은데, 발이 시렵다." "맞아, 항상 손끝발끝이 시렵지. 너 스노우부츠 안 신었어?" "그냥 등산화인데 방수 되어서 좋거든. 그런데 이렇게 추운 날 밖에 오래 있으면 힘들어." "스노우 부츠 사야겠는데? 추울 때도 밖에 나갈 수 있어야지. 이글루페스트라고 알아? 야외에서 춤추는 페스티벌인데, 한겨울에 하니까 따뜻하게 입어야 해." "응, 안그래도 이번 주말에 스노우 부츠 사려고." 크리스틴이.. 2023. 12. 9. 크리스마스 선물 교환식 해프닝 오늘은 드디어 점심시간에 크리스마스 선물 교환식을 하기로 했다. 고민고민하다 준비한 선물이 괜찮아야 할 텐데. (나는 부드러운 담요를 샀다) 프랑스가 아침에 오자마자 말문을 열었다. "아잇, 문제가 있어. 점심시간인데 12시 30분에 회의가 잡혔지 뭐야. 선물교환 빨리 하고 회의 가봐야 해." "정말?" 프랑스가 임원이 된 뒤로는 무지 바빠지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종합병원에 새로 한 부서를 여는 일이라, 준비할 게 많아 바쁘다. 점심시간이 되고, 다같이 모여 시크릿 산타 선물을 풀기로 했다. "누구부터 풀까?" "누가 누구한테 선물했는지 아무도 모르니까, 질문을 해서 맞추는 걸로 하면 어때? 나부터 시작할게. 내가 누구에게 선물했게?" "음... 이 사람 남자야?" "아니." "머리 묶었어?" "아.. 2023. 12. 8. 눈 쌓인 공원 산책 눈이 정말 많이 내렸다. 오랜만에 나디아와 만나 함께 공원을 걸으며, 나디아에게 못한 이야기를 쏟아내었다. "요즘 너무 바빴어! 며칠이나 점심산책을 못했네." "그래? 난 하루도 안 빠지고 나왔지. 혼자 나올 때도 있었고, 이제 다른 동료들도 걸으러 나온다니까!" "나디아 네가 좋은 영향을 주네! 정말이지 걷는 게 좋아! 안 걸었더니 더 지치더라고." "눈 쌓이니까 정말 예쁘다! 저기 스키 타는 사람들도 있어." "정말. 저기는 썰매도 탄다. 요즘 계속 선생님들 파업이니까 아이들이 학교를 안 가도 되네. 애기들은 좀 괜찮아?" "안 그래도 학교가 문을 닫아서 애들을 돌볼 곳이 없어서 걱정이야. 아마 금요일에는 아이들 보느라 집에서 쉬어야 할 것 같아. 일이 많지만 어쩔 수 없어! 애들 놔두고 어떻게 밖에.. 2023. 12. 7. 마지막 수영수업과 마리의 출산휴가 마리는 이번주 말에 출산휴가를 낸다. 출산이 임박했다. 2주일 뒤면 예정일이다. 마리와 함께 걷다 보면 사람들이 곧잘 마리에게 말을 거는데... "아들이에요, 딸이에요?" "축하해요!" "언제가 예정일이에요?" 언제 출산이냐고 물으면, 마리가 "2주 뒤에요." 하고 말한다. 그 대답에 다들 놀란다. "다다음주에 출산이라고요? 세상에, 안 그래 보이는데!" 마리는 배가 나오긴 했지만 그 외에는 전혀 임신한 티가 나지 않는다. 출퇴근할 때도 걷거나 자전거, 버스를 타고, 꼬박꼬박 밖에서 하는 파업에도 참여하고, 수영수업도 빠진 적이 없다. 마리와 함께 등록한 수영 초보반 수업이 이제 끝이 났다. 나는 마지막까지도 수업에 가기 싫고 귀찮았지만, 마리는 매번 수영수업을 기다려왔다. "마지막 수업이라니 가슴이 아.. 2023. 12. 6. 눈 쌓인 크리스마스 마켓 일요일엔 하루종일 눈이 내렸다. 늦잠을 자고 집에서 눈 내리는 것만 구경하다가, 그래도 바깥 공기를 쐬고 눈을 밟아보자는 마음으로 밖을 나섰다. 일요일에 집에만 있으면 월요일 지내기가 더 힘든 것 같다. 조금이라도 움직여야 가뜩이나 의욕없는 월요일에 조금 더 힘이 생기는 것 같다. 근처에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려서, 노래소리를 들으며 구경을 나갔다. 캐롤 소리가 들려온다. 점점 신이 난다. 춤을 추고 싶을 정도로 신이 나지만 발 미끄러우니 조심조심.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데 사람들도 많다. 독일어나 러시아어 같은 외국어도 들린다. 관광객이 많은 것 같아! 츄로스와 뱅쇼 같은 먹을거리를 판다. 마켓에는 자잘한 악세서리, 수제비누, 뜨개질모자나 장갑 같은 걸 판다. 신기해서 구경하고 있으면 말을 걸어준다. ".. 2023. 12. 5.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1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