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생활739 힘이 되어주는 옛날 동료들 - 사무실에 놀러 가다 오늘은 옛날 이웃이었던 동료들 사무실에 초대를 받았다. 이전 보스 쟝의 생일이어서, 함께 점심 회식을 하기로 했다. 여기는 지하철 거의 끝부분에 위치한 북쪽 사무실이다. 초행길이라 두리번두리번거리다 건물에 들어왔는데, 잠겨 있어서 지나가는 직원에게 열어달라고 부탁을 해야 했다. 사무실에 들어가니 동료들이 회의준비를 하고 있다. "안녕!!!""안녕~ 오랜만이야! 잘 왔어. 드디어 네가 북쪽 사무실에 왔구나. 우리는 회의할 테니까 내 사무실 잠깐 써. 그리고 점심에 같이 회식 가자." 나시마가 선뜻 자기 사무실을 내주었다. "오, 여기 좋다.""그치? 여기는 병원 냄새가 안 나잖아. 좀 낡긴 했지만.""하하하하! 그러네!" 나시마가 말한 '병원 냄새'를 솔직히 나는 느끼지 못한다. 아무 냄새 안 나는데? .. 2024. 5. 14. 운동하고 공부하고 산책도 하는 알찬 주말 주말 아침, 밥 먹기 전 헬스장에 잠깐 들렀다. 대부분 걷긴 했지만 뭐... 어쨌든 헬스장에 왔다는 게 어디야. 그리고 숙제를 마치러 맥길대 도서관으로 향했다. 대학생 코스프레 ㅋㅋ 후줄근한 후드티 입고 털렁털렁 맥길대 캠퍼스에는 팔레스타인 집회가 3주째 계속되고 있다. 방송국에서도 와서 취재를 해 간다. 도서관 앞! 5월이 되면 대학생들은 모두 방학이라 도서관이 엄청 조용하다. 뽀모도로 타이머를 썼더니 집중이 잘 된다. 덕분에 숙제를 빨리 마쳤다. 오! 내일까지 숙제 붙잡고 있어야 할 줄 알았는데 금방 끝냈네. 슬슬 배가 고파져서 점심이나 먹으러 갈까 싶다. 이사벨이 카와 카페의 샌드위치가 맛있다고 했는데... 한번 가볼까? 플라토의 카와 카페까지 가려면 30분은 걸어야 한다. 날도 좋은데.. 2024. 5. 12. 5월 12일 간호사의 날을 기념하며 - 금요일은 바쁜 날 사무실에 왔는데 아무도 없다. 보스 이사벨은 하루종일 외부 회의에 가 있다. 오늘 좀 널널하겠지?? 하며 한가한 금요일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일이 밀려온다. 아무래도 내가 일을 만들어 내는 건 아닐까?? 아무튼 너무 서둘러서 허겁지겁 일을 막 하다가 이사벨한테 "나한테 먼저 물어보고 처리해라"라는 말을 들었다. 웁쓰. 내가 너무 급했구나. 미안하다고 했더니 그냥 괜찮다고, 다음에 주의하면 된다고 말을 들었다. 그래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일을 하는데, 이사벨이 메시지를 보내왔다. "간호사의 주간 기념 메시지를 보내야 하는데, 그게 이번주니 벌써 많이 늦었어. 오전 중으로 하나 써서 나한테 보내줄래? 검토하고 오후에 보내야 해.""신생아 수혈 처방전 좀 찾아줄래?""찾았으면 그걸로 안.. 2024. 5. 11. 여자도 남자도 아닌 사람을 어떻게 말해야 하나? 봄바람이 상쾌하게 분다. 어제도 갑자기 좀 비가 오고 추웠었는데, 그래도 금방 해가 나니 좋다. 바람이 프레시하니까! 그래서 그런지 점심시간이 더 졸리다. 오늘 일을 열심히 하긴 했는데... 무슨 일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 아 참, 보스 이사벨의 편지를 고치는 일을 했다. 비서라면 자주 하는 일이다. 예전에는 편지글 고치는 데 한참 걸렸는데, 요즘은 AI가 있으니까 엄청 빠르게 할 수 있다. 내 머리 쥐어짜내지 않아도 인공지능을 쥐어짜면 한 80퍼센트쯤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다, AI에다 편지글 돌리고 있는데, 이사벨의 메세지 하나가 또롱 하고 올라온다. "이 사람 논 바이너리니까 주의해서 고쳐 줘." 흐엉... 논바이너리?!!!! 논바이너리는 여자/남자로 성을 구분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쉽게 .. 2024. 5. 10. 아토피 진료를 받으러 간 날 - 듀픽센트 오늘은 오전 반차를 내고 병원에 갔다. 중증 아토피라서 듀픽센트를 맞으며 치료받고 있고, 이제는 많이 좋아서 1년에 한 번만 병원에 가면 된다. 그렇지만 병원 한 번 가는데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이야! 8시 반 예약이라 8시 15분에 도착했는데, 병원을 나온 건 12시였다. 그냥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벌써 듀픽센트를 맞은 지 3년 반이 되어간다. 벌써 그렇게 되었나? 아토피가 괜찮아지기 전에는 이것만 나으면 하고 간절하게 바랐는데, 막상 괜찮아지니 치료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까먹었다. 진료실에 들어서니 의사보다 연구원이 먼저 와서 말을 건다. "3년 반 전에 치료 시작할 때 피부 조직이랑 혈액을 기부했었는데, 한번 더 기부해 줄 수 있나요? 강요하는 건 아니에요. 혹시 부담되면 안 .. 2024. 5. 9. 봄빛 공원 산책과 자연으로 떠나는 휴가 계획 날씨가 풀리니까 공원이 엄청 예뻐졌다. 나디아와 나는 평소보다 더 멀리 걷고, 새로운 길도 가보기로 했다. "오, 여기 예쁘다! 우리 매번 산책하면서도 이 길을 몰랐네.""그러니까 말이야. 공원에 평소보다 사람 진짜 많네! 다 어디 있던 사람들이야? 우리가 단골이라고!" 추울 때도 꿋꿋하게 매번 눈밭을 해치며 산책하던 우리, 괜히 텃세를 부려본다. "저사람들은 일을 쉬는 걸까? 아님 우리처럼 잠깐 나온 걸까? 소영아, 내가 여기 막 왔을 땐 평소와 다른 길을 택하니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 햇빛이 쨍쨍해서 나무 그림자가 생기는 게 보기 좋다. 봄날의 공원 느낌 산뜻하다. 이번 주말부터 오타와에서는 튤립 축제가 한창이란다. 나디아는 주말에 세 딸들을 다 아빠에게 맡겨두고 혼자서 당일치기 오타와 여행을 .. 2024. 5. 8. 이전 1 ··· 3 4 5 6 7 8 9 ··· 1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