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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739

휴가도 빽빽하게 채우는 내 보스 오늘은 봄비가 내린다. 공원이 훨씬 초록색이 된 것 같다. 어제 보스 이사벨이 휴가에서 돌아왔다. 이사벨과 함께 점심을 먹고 내 루틴대로 공원산책을 같이 했는데, 산책에도 사람 성격이 보이는 것 같다.  보통 나디아와 함께 산책할 때는 그냥 발길 가는 대로 가는 편이다. 가다가 너무 추우면 돌아오고, 기분 좋으면 좀 더 걷고. 그런데 이사벨은 바빠서 그런지 산책할 때도 정신이 없었다. 나디아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어제는 이사벨이랑 산책을 했는데 말이야.""응, 그랬어?""이사벨은 산책도 일하는 것처럼 해. 마음이 바빠서 그런가 봐.""하하, 뭔지 알겠다.""열정이 넘쳐서 공원 여기저기 많이 걸었거든? 근데 또 많이 걸으니까 오후 회의에 늦을까 봐 자꾸 시간 확인하고. 좀 마음졸여 하는 것 같더라."".. 2024. 5. 1.
나의 녹내장 치료 후기 - 코헨박사와 시야 회복 내가 녹내장을 진단받은 지 벌써 10년째다. 시야가 회복되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후기를 쓴다. 10년 전, 고도 근시가 있어서, 라식 라섹 상담이나 받아볼까 하고 간 병원에서 의사가 말해 주었다. "음... 라식이나 라섹은 안되겠는데요. 안압이 높고 시야 결손(시야가 좁아짐)이 있어요." 이 말을 듣고 그게 녹내장이라는 걸  처음 들었을 때는 정말 막막했다. 안압이 높아서 시신경이 쇠퇴하는 증상. 인터넷을 둘러보니 녹내장은 퇴행하기만 하지 시신경이 좋아지지는 않는단다. 실명을 예방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데. 인터넷에는 전부 우울한 소식밖에 없었다. 한국에서는 대학병원을 다니다 매번 똑같은 치료가 반복되니 집 앞의 안과를 다녔다. 다행히 자기 전 안약 한 방울씩만 넣으면 관리가 되는.. 2024. 4. 30.
티셔츠로 제로웨이스트 타와시 수세미 만들기 식물원 안의 액티비티 공간으로 들어왔다. 여기서 화장실도 가고, 좀 쉬었다 간다.  헤어스타일이 멋진 아저씨  똑같이 생긴 아빠와 아들 ㅋㅋㅋ 누가 봐도 부자사이라고 할 것 같다  찬이가 "우리도 저거 해볼래?" 하고 신나서 물었다. 무슨 액티비티를 하는 것 같은데, 만들기에 별 관심이 없는 나는 그냥 심드렁하게 있다가  그래도 뭔가 해보자 해서 자리를 잡았다. 운좋게도 자리가 남아 있었는데, 우리가 앉고 나니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서성대다가 돌아갔다.  이게 무엇인고...? 나무 판자에 못이 주르르 꽂혀 있다.  앉아서 멍하니 있으니 보라색 옷을 입은 진행자가 와서 설명을 해주었다. "이건 타와시 수세미를 만드는 거예요. 타와시 들어보셨어요? 일본어인데.""아뇨, 처음 들어보네요.""못쓰는 티셔츠를 .. 2024. 4. 28.
봄의 식물원 - 힐링의 장소 토요일, 자전거를 타고 식물원에 갔다.  몬트리올에는 벚나무가 별로 없어서 벚꽃을 보기 힘든데, 식물원에 오면 아시아 정원에서 벚나무를 볼 수 있다. 벚나무는 프랑스어로 서리지에(Cerisier)라고 한다.  식물원은 자전거로 30분 정도 걸린다. 일단 식물원 앞에 자전거를 대놓고...  원래 입장료가 있는데... 봄철이니 모두가 웰컴이란다. 어! 진짜 무료인가?  과연, 입구가 활짝 열려 있다. 오! 표를 살 필요가 없었다.  개나리 앞에서 사진찍는 사람들. 어제까지만 해도 영상 2도였는데, 오늘은 10도 정도다. 개나리가 필 만한 날씨다.  벚나무와 버들나무가 예쁜 중국 정원. 여기에 잠시 앉아서 기도를 했다.  날이 더 따뜻해지고 이 연못에 물을 채우면 정말 예쁠 것 같다.  이 커플은 잠시 마주쳤.. 2024. 4. 28.
너무도 느린 캐나다의 행정 처리 - 재촉하는 수밖에! 요즘은 날이 좋아져서 오늘부터 출근할 때 걸어가기로 했다. 그치만 아직 춥다. 영상 1도 이게 말이야? 걸어서 출근하는 길. 하늘이 쨍하게 파래서 찍어보았다.  횡단보도 건널 땐 주위를 잘 살핍시다. 핸드폰 보지 마시고. 그치만 안전하다고 느낄 만도 하다. 무조건 보행자 우선이 지켜지기 때문이다. 보행자가 길을 건너려는 낌새만 취해도 운전자는 무조건 멈춰야 한다. 좌회전/우회전하는 차가 보행자와 신호가 겹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도 무조건 차가 기다려야 한다. 처음 왔을 땐 차들이 나를 너무 잘 기다려줘서 나름 황송(?)했는데... 이제 익숙해지니 '흥, 차는 기다리셈.'하는 마음이다. 가끔 엄청 드물게 멋대로 다니는 차들도 있는데, 그럴 땐 사람들이 '보행자 우선!!!'이라고 소리치면서 막 뭐라고 한다.. 2024. 4. 27.
출산휴가 간 동료, 아기와 점심식사 마리와 크리스틴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마리는 출산-육아휴직 중이고, 크리스틴은 북쪽 사무실로 이사를 가서 정말 오랜만에 본다.   장소는 푸틴빌.  푸틴은 감자튀김과 치즈를 소스에 적셔먹는 퀘벡 음식이다. 나는 푸틴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샌드위치를 시켰다. 푸틴도 맛있는 곳에서 파는 건 엄청 좋아하지만, 푸틴빌은 뭐 무난하다고 하겠다.  보통 감자튀김, 치즈는 기본으로 들어가고 그 위에 야채나 고기류를 얹어 먹는다. 메뉴 중에 Le lendemain d'brosse라는 걸 보고 크리스틴이 고민한다. "렁드맹 드 브로스... 이거 양이 많으려나?""당연히 그렇겠지, 이름을 봐!""왜? 이게 무슨 뜻인데?" lendemain은 다음날, brosse는 브러쉬라는 뜻이어서... 브러시 다음날?? 하고 혼란.. 2024.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