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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에서 나온 스몰토크: 정신건강, 창작 그리고 여행 창작은 미친 짓일까? 몬트리올의 철학 토론 모임에 다녀왔다. 벌써 세 번째. 처음엔 낯설고 긴장했지만 이제는 인사도 자연스러워졌다. "이름이 뭐예요? 아, 저번에 만났는데 기억이 잘 안 나네요. 미안해요!""처음 오신 거예요? 긴장되죠? 저는 처음에 엄청 떨었어요." 스몰토크가 서툴러서 고민이었는데, 자꾸 던지다 보니 이제 감이 잡힌다. 상대방이 자기 이야기를 시작하면 어느새 대화는 자연스럽게 풀린다. 오늘 주제는 Toxicity. 사회를 보는 테일러가 투표를 해서 최종 주제는 '정신건강의 산업화'가 되었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 사회가 스트레스를 키우는가? 아니면 싸우는가? 루이종은 분노에 차서 말했다. "정신건강 서비스? 완전 Fxxed up이죠! 비싸고, 공공서비스 받으려면.. 2025. 4. 28.
공원 산책 중 사랑스러운 순간 아직 공기가 싸늘하지만, 그래도 봄은 오고 있다. 춥긴 하지만, 그래도 코트를 좀 더 오래 입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나무 가지마다 새순이 돋고, 조금씩 초록빛이 퍼지는 게 느껴진다. 숨을 들이마시면 차가운 바람 속에 미세하게 섞인 흙냄새, 풀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나무에 줄 매달아 놓고 줄타기 연습하는 사람 ㅋㅋ 그 모습이 귀여워서 얼른 사진을 찍었는데, 마치 인도 위에 서 있는 것처럼 나왔다. 사진 찍자마자 바로 떨어졌다. 어색한 웃음으로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도 모르게 같이 웃어버렸다. 등산을 가는 듯한 복장을 한 사람들도 눈에 띈다. 아니면 자전거 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일까? 아이들은 공원에 모여 논다. 꺄르르 하면서 뭐가 그렇게 신난지 웃음소리가 맑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시간도 잠.. 2025. 4. 27.
멀리서 찾아간 쌀국수집,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 요즘들어 외로움을 자주 느낀다. 첫 문장부터 이렇게 솔직하려니 좀 어색하긴 하지만, 뭐 내 블로그니까.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는 되도록 빠지지 않으려고 한다. 이번에는 옛 동료 조지아의 생일 겸 점심회식이 있었다. 장소는 베트남 쌀국수집. 문제는 나 혼자 멀리 떨어져 있어서, 지하철로 50분을 가야 한다는 것.왕복이면 점심시간 포함해서 거의 3시간이 걸리니 부담스러웠다. 이날 회의까지 잡혀 있어서 그냥 못 갈 뻔 했는데,이사벨이 그걸 알고는 “회의는 내가 알아서 진행할 테니 걱정 말고 다녀와”라고 말해줬다. 참, 나는 상사 복은 있는 것 같다. 이사벨이 내 프레젠테이션 자료가 예뻤다고, 회의에서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칭찬까지 해줬다.사람들 앞에서 칭찬받으니 괜히 기분이 좋았다. 엄마도 알면 좋아하실.. 2025. 4. 26.
요즘 내가 빠진 유튜브 채널 + 스토리텔링 비법 공유 7가지 스토리텔링 비법 공유요즘 스피킹 코치 빈 기앙의 유튜브를 자주 보고 있다. 7 POWERFUL Storytelling Secrets to Level Up Your Communication Skills말을 더 잘하고 싶은 욕심에 클릭했는데, 스토리텔링의 비밀을 알려준다기에 한번 봤다. 7 POWERFUL Storytelling Secrets to Level Up Your Communication Skills 20분 가까이 되는 영상에 AI에 요약을 부탁했더니,이게 뭐야... 한국어로 해석 요약은 기본이고,마인드맵에 스토리텔링 방송 대본까지 만들어주는 AI! 🤯 너무 정성들여서 만들어주길래, 나만 알고 있기 아까운 이 내용을 블로그 포스트로 남기기로 했다.챗지피티 쓸때마다 환경자원을 많이 쓴다면서.. 2025. 4. 24.
2025 상하이 호텔 예약 후기 | 디 이튼 호텔 상하이 조식 맛집 + 가성비 최고! 4월 말인데도 여전히 추운 몬트리올에서 여름을 기다리며, 이번 2025 여름휴가 상하이 여행을 준비했다. 여름 바캉스 계획은 4월에 회사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날짜를 정하고, 항공권 예약을 마치고, 이어서 호텔 예약에 돌입! 예약 사이트는 아무 곳이나 다 비슷하지만 이번엔 아고다(Agoda)를 사용했다. 상하이는 5성급 4성급 호텔이 저렴한 편이어서 신나게 호텔들을 구경했다. 몇 시간을 검색하다가 결국 고른 곳은 디 이튼 호텔 상하이라는 곳이다. 👉 예약한 호텔 링크:The Eton Hotel Shanghai 예약하러 가기 디 이튼 호텔 상하이 (The Eton Hotel Shanghai) 실제 이용후기 및 할인 특가아고다에서 디 이튼 호텔 상하이 (The Eton Hotel Shanghai)의.. 2025. 4. 23.
도시의 봄날, 친구들과의 하루 부활절 휴일의 마지막이었던 오늘, 오랜만에 학교 다니던 친구들인 사라와 레미를 만났다. 레미는 지금은 피아노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다. 베트남 출신인 그녀는 나와 비슷한 시기에 몬트리올에 정착했다. "나 캐나다 시민권 땄어! 너는 시민권 신청 안 해?" "축하해! 나는 아직 생각 없어. 한국은 이중국적이 안 돼서, 시민권을 따면 한국 갈 때 불편하거든." "아, 그런 제약이 있구나." 예전부터 느꼈지만, 레미는 참 부지런하고 긍정적인 사람이다. "요즘도 계속 피아노 가르쳐?" "응, 예전엔 학원에서 했는데, 지금은 개인 레슨으로 바꿨어. 집도 사서 피아노 두 대 들여놨어. 확실히 개인 교습이 더 좋아." "와, 집을 샀다고? 진심으로 축하해! 잘 됐다." "맞아, 우리 아시아 사람들은 집 사는 게 큰 목표.. 2025. 4. 22.
문어와 철학, 그리고 감자탕 – 토요일 오후의 인식론 모임 토요일 오후, 철학 토론 모임에 갔다.친구도 사귀고 싶었고, 뭐 아무 말이나 그럴듯하게 하면 그게 철학 아닌가 싶어서. 영어 연습도 할 겸, 그냥 해보자는 마음으로 참석했다. 이번 주제는 epistemology, 인식론이었다.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라서 검색해봤다. ‘지식에 대한 학문’이라고. 음… 내가 준비한 이야기는 뭔가 좀 비껴간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일단 3분 동안 주절주절 떠들어봤다. "우리 앞에 비스킷이 있는데 이게 비스킷인지 어떻게 아는 걸까요? 모든 물체는 분자로, 분자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잖아요. 원자는 거의 대부분 비어있다고 하는데 그럼 이게 어떻게 내가 아는 비스킷이죠? 제 생각엔 오감을 사용한다고 생각합니다. 보고, 맛보고, 냄새맡고, 듣고, 만지고요. 그런데 오감도 정확하진.. 2025. 4. 21.
엄마의 사랑에 대한 영화 보러 간 날 금요일은 부활절 휴일이었다. 늦잠을 실컷 자고 일어났는데, 이사벨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 “안녕! 오늘 3시 반에 영화표가 있는데, 보러 갈래? 스테피랑 Ma mère, Dieu et Sylvie Vartan (우리 엄마, 신, 그리고 실비 바르탕)을 보러 갈 거야. 영화 평도 좋고, 오늘 오후에 비도 온다니까 딱이야. 보고 싶으면 어서 와! 메트로에서 영화관까지 태워줄 수 있어. P.S. 너무 일찍 문자해서 미안, 사실 너희한테 연락하려고 2시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어!” 문자가 온 시각을 보니 아침 7시. 그렇다면 이사벨은 새벽 5시부터 깨어 있었다는 뜻이다. 그것도 휴일인데! 프랑스도 초대했지만 프랑스는 이미 배생폴로 휴가를 떠난 상태였다. 나는 오전엔 쿵푸 수업이 있었고, 저녁엔 절에 가기로 .. 2025. 4. 20.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독후감 처음 노르웨이의 숲을 읽었을 때, 내가 느낀 건 슬픔도 상실감도 아니었다. 단 하나, “너무 야하다.” 학교에서 얼굴을 붉히며 몰래 읽었던 그 책을, 나는 어른이 되어 다시 펼쳐본다. 시간이 흐른 지금, 다시 읽으니 무덤덤하다. 예전엔 엄청난 금서를 읽는 느낌이었는데. 어른이 되어버렸구나. 물론 미도리가 주인공 와타나베에게 툭툭 던지는 말은 도발적이긴 하지만. 아무튼 이 남자 주인공 와타나베, 여자 복은 많은데 연애는 하나도 못 한다. 와타나베는 조용한 사람이다. 책을 좋아하고, 혼자 있는 걸 즐긴다.친구가 적은 이유는 어쩌면 고등학교 시절 단짝이었던 기즈키의 죽음을 아직도 잊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오코는 그 기즈키의 여자친구였다. 와타나베는 그녀를 좋아했지만, 감정을 다 드러내지 못한다. .. 2025. 4. 18.
걸스 나이트와 새로운 친구들 토요일 밤 새로 사귄 친구들과 여자끼리 파티에 초대받았다. 이런 게 정말 오랜만이라 두근두근했다. 뭘 가져갈까 생각하다가 초코 비스킷을 가져갔는데... 생각보다 다들 맛있는 음식들을 많이 가져와서 놀랐다. 사는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었다. 죠바나는 지금 남편을 만나기 전 어떤 사람을 만난 이야기를 해줬다, "어느 날은 레스토랑에 갔는데, 어떤 여자가 날 보고 으슥한 화장실로 부르는 거야. 좀 이상했지만 따라갔지. 그런데 그 여자가 나한테 뭘 주는 거야. 풀어봤더니 옐로우 다이아몬드더라고! 반지도 아니고 세공되지 않은 다이아몬드. 난 놀라서 이런 걸 받을 수 없다고 그랬지. 이 여자는 내가 만나던 남자의 비서였는데, 내가 안 받을 줄 알고 일부러 비서한테 시킨 거야. 비서가 이거 안 받으면 안된다고, 꼭 .. 2025. 4. 15.
취미와 친구 블로그를 너무 오래 쉬었더니 사진을 안찍는 게 버릇이 되었다.  뭘 올리려고 해도 사진이 없어서 아쉽네. 요즘 무슨 일이 있었나... 월요일 아침, 출근하면서 '아 아무도 안만났으면 좋겠다 제발' 하고 생각했다. 그게 왜 그럴까? 외로운데 막상 사람 만나기는 용기가 안 난다. 요즘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여러가지 모임에 나가보고 있다. 꾸준히 가는 건 금요일 저녁에 절에 가서 명상하는 것이다. 45분동안 명상하는데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명상을 할 수 있다니 놀랍다. 집에서 할 땐 10분도 좀이 쑤시는데... 아무튼 그룹으로 명상하면 집중이 잘 된다. 쟈클린이라는 스님은 내게 "10분이라도 매일 명상해, 중요하니까." 하고 말해준다. 그리고 명상이 끝나면 한번씩 꼭 안아달라고 말한다. 엄마같은.. 2025. 4. 8.
알고리즘 그리느라 바빴던 하루 오늘은 바빴다. 친해진 오렐리가 이제 오늘부터 다른 부서로 간다고 한다. 아쉽다. 오렐리는 원래 일하던 사람이 쉬는 동안 임시직을 잠깐 맡았다. 오렐리는 일도 잘하고 싹싹해서 사람들이 다 좋아했다. 그런데 원래 있던 사람이 이제 돌아오는데, 일을 너무 못한다고 불평을 한다, "아니, 이거 확인하고 싸인해서 보내기만 하면 되는 건데, 그걸 내가 4시간동안 설명해주고 있다니까?" 오렐리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젓는다. 원래 일하던 사람은 아파서 1년이나 쉬었다고 한다. 돈 받으면서 쉰다는데... 어떻게 그게 가능한 건지?   게다가 복귀도 천천히 한다. 처음엔 일주일에 반나절만 일하다가, 그 다음주는 일주일에 하루만 일하고, 그 다음주는 이틀만 일하는 식으로 서서히 돌아온다고 한다. 야 이거 뭐야... 좀 부.. 2025.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