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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739

한글이 귀엽네! - 내가 실수를 줄이는 방법 나는 원래 성격이 뭘 계획하는 편이 아니다. 즉흥적이고, 할 게 생각나면 그때 그때 하거나, 싫어하는 일은 미루기도 잘 미룬다. 내 성격은 특히나 공무원 비서 일에 잘 맞지 않는다. 일의 특성상 계획을 꼼꼼하게 짜야 하고, 우선 순위를 결정해야 하며, 좀 느리더라도 실수가 없게, 쓸데없이 두 번 일하지 않게 잘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인지 이 일을 하면서 좀 더 차분하게 천천히 일하는 연습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치만 워낙 성격이 급하고, 빨리 끝내버리고 싶고, 계획은 귀찮다. 그렇다보니 다른 사람에게 재촉을 하기도 하고, 실수를 자주 하기도 한다. 실수하면 마음 속으로 으아아아악---! 소리를 지르고 괴로워하는데, 사실 나만 그런게 아닌가 보다. 점심시간, 떼아와 산책을 하며 이런 이야기를 했다.. 2023. 7. 26.
홍콩야자 화분 키우는 재미 요즘은 화분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무실에 있는 홍콩야자는 햇빛 잘 드는 자리에 둬서 그런지 엄청 잘 자란다. 사실 3월에 한국에 3주 다녀온 직후에는 물이 부족해서 그런지 시들시들했는데, 물을 주자마자 시든 잎을 떨어뜨리고 미친 듯 새 잎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잘 자라...? 새 잎이 너무 마구잡이로 돋아서, 한동안 가지치기를 해 주어야 하는건 아닌가 고민했다. 근데 최근 들어서 새 잎을 안 내더니 잠잠해졌다. 어? 가지치기를 해야 하나 싶은 내 마음을 읽은 걸지도... 홍콩야자도 잎 자르는 건 싫을 테니까. 한번은 노랗게 시든 잎을 떼어내려고 한 적이 있다. 근데 자기는 그 노란 잎을 계속 붙들고 싶었는지(?), 다른 시든 잎처럼 똑 떨어지지가 않았다. 며칠 건드려 보다가 결국 떼버렸.. 2023. 7. 25.
한여름의 유쾌한 개그축제 개그 축제가 열려서 구경을 나섰다. 축제의 가장 꽃은 밤에 시작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쇼인데, 낮에도 이것저것 볼거리가 많다. 축제장 안에 사람들이 몰려 있고 뭔가 시끌시끌하길래 뭔가 하나 싶어서 구경했다. "자, 우리 개그가 재밌으셨죠? 아시다시피 우리 개그가 대놓고 인종차별적입니다. 마지막으로 관객분들 좀 세워놓을 텐데요. 흠, 당신 흑인은 고생 많았으니까 빼 줄게." 아깝게도 내가 보기 시작한 때는 이미 개그가 막바지였던 모양이다. "박수 치세요~ 박수! 박수 안 치는 사람은 취했거나 아니면 인종 차별주의자야!" 하하하 하고 웃음이 터진다. "그리고 이제 우리 도네이션을 좀 받아도 되겠죠?" 하더니 큰 시장가방을 들고 공연료를 받기 시작한다. 그런데 동전이 아니라 10달러, 20달러 등 지폐가 나온다... 2023. 7. 24.
회사에서 읽은 재밌는 보고서와 우울한 보고서 요즘은 회사에서 정말 정신없을 정도로 바쁘다. 아, 왜 여름휴가 기간인데도 이렇게 바쁜 걸까?! 내 상사는 훨씬 더 바쁘다. 매일 9~10개 회의를 들어가고, 하루에 들어오는 메일만 90 통이 넘는 것 같다... 비서인 나조차도 그 메일을 모두 읽어볼 수가 없는데, 어떻게 이게 가능한지 궁금하다. "어떻게 이렇게 메일을 다 처리해요?" "일단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집에서 일을 하고 출근하지. 그리고 퇴근하면 집에 가서도 하고." 이렇게 바쁜 게 정상인가? 의료계통이라 그렇기도 하고, 요즘 사람이 부족해서 일이 많아진 것도 있다. 그래도 퀘벡은 좀 워라밸이 지켜지는 편인 것 같은데... 아무튼 일할 사람이 부족한 게 문제다. 보고서를 읽다 보면 재미있는 것도 있고 우울한 것도 있다. 오늘은 산부인과 의료물.. 2023. 7. 22.
숙제를 다시 해야 하더라도 멘탈 잡기 요즘은 과학책 기후변화를 공부하고 있다. 과목 이름이 아예 기후변화이다. 한국에서는 고등학교 때 지구과학, 물리, 화학, 생물 이렇게 따로 배웠는데 여기서는 기후변화를 하나 주제로 잡고 관련된 분야를 다같이 배우는 편이다. 중간과제가 실험보고서를 쓰는 거였다. 중간에 한번 선생님께 검사를 맡아야 해서 제출했는데, 나머지 다른 숙제는 리서치 과제였다. 열심히 인터넷 찾아가며 5시간 정도 들여 숙제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이 숙제는 옛날 파일입니다. 숙제 파일에 오류가 있었네요. 새 파일을 올려놓았으니 확인하세요." 잉? 황당했다. 숙제 파일이 잘못된 거라니...! 새로운 숙제 파일은 아예 다른 문제였다. 그럼 내가 하던 숙제는? 말짱 도루묵이다. 다섯 시간 넘게 들여서 작성.. 2023. 7. 18.
퀘벡 사람들은 더위에 약하다. 원래 워낙 추운 날씨라 그런지, 한국의 여름보다 기온도 낮고 습도도 적은데도 더위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많다. 여름이 시작하기도 전에 여름 더위를 조심하라는 포스터가 곳곳에 붙는다. 게다가 오늘 아침은 비가 와서 그런지 살짝 쌀쌀하기까지 하다. 비 때문에 긴팔 레인코트를 입고 왔는데, 사무실에서도 계속 입고 있으니 이사벨이 눈이 휘둥그레지며 묻는다. "너 춥니?" "으음.. 그런 건 아닌데, 그냥 입고 있었네요." "아, 난 어제 너무 더워서 잠도 잘 못 잤어. 머리도 멍해지고 브레인 포그가 오더라. 휴, 여기는 에어컨이 있어서 살겠네." 아무리 더워도 20도 후반인데. 밖에서 잘 걸을 수 있고 살짝 땀이 나는 정도다. 그렇지만 여기 사람들은 정말 더위에 약한 것 같다. 내가 보기엔 별것 아닌 것 같아도 .. 2023. 7.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