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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739

점심시간, 휴식이 소중하다 점심을 먹고, 심심해서 산책을 했다. 진짜 점심시간 휴식이 너무 꿀맛이다. 일 좀 널널해졌으면 좋겠는데... 아무튼 슬슬 걸어다니다가, 출구 바로 앞에서 우연히 떼아를 만났다. "우와 떼아, 점심 먹었어?" "응, 방금 먹고 왔어. 그리고 맥도날드에서 아이스커피도 하나 사 왔지." 떼아의 손에 아이스 커피가 들려 있다. 음... 맥도날드 여기서 15분은 걸리는데, 빨리 갔다 왔네. "우리 같이 공원에서 잠시 걸을까?" "그래. 공원에 달리기 하는 사람 많네. 어떻게 다들 동기부여해서 달리기하는 지 모르겠다. 으, 난 싫어. 우리 팀 상사 중 한 명은 매일 아침 달리기하고, 다른 한 명은 공원에서 테니스를 친다니까." "오, 테니스 어려울 것 같은데." "그런데 그 사람은 정말 특이해. 이번 휴가도 남아메.. 2023. 7. 13.
인도 크리슈나 축제와 맛있는 식사 주말, 찬이랑 자전거를 타고 슈퍼에 장을 보러 갔다. 그런데 슈퍼 옆 공원이 시끌시끌하다. "우와! 여기 인도 축제야. 공짜로 밥 준다. 가 볼래?" "오... 가보자!" 과연, 공짜 식사라는 현수막이 걸린 텐트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뭔지 알아보기도 전에 일단 줄부터 섰다. 병아리콩 카레랑 디저트 등등을 주는 것 같다. 생각보다 줄이 빨리 줄어들었다. 와, 이런 음식을 공짜로 주다니. 도대체 무슨 날일까? (뭔지도 모르고 밥부터 받는 사람...) 주변을 살펴보니 크리슈나라는 말이 보이고, 다른 천막에서는 계속 크리슈나 크리슈나 하는 노래를 부른다. 으흠, 인도의 신 크리슈나를 기념하는 축제구나. 크리슈나님, 감사합니다. 잘 얻어먹겠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미끄럼틀도 있다. 이런 축제는 처음 보는데 정.. 2023. 7. 11.
새롭게 보면 더 아름다운 것들 목요일 밤에는 불꽃축제가 시작한다. 원래 저번주 목요일이 개막일이었지만, 퀘벡 북쪽의 산불 때문에 스모그가 너무 심해 저번주는 취소되었다. 그 이후로 스모그 경보는 사라져서, 이번엔 불꽃축제가 제대로 열렸다. 불꽃놀이는 몬트리올 중심가에서 좀 떨어진 섬에 있는 라롱드 놀이공원에서 열린다. 놀이공원에서 보려면 입장권을 사야 하고, 무료로 볼 수 있는 곳 중 가장 명당은 쟈크-까르띠에 다리 위다. 불꽃놀이를 하는 날은 다리 위 교통을 아예 막고 불꽃놀이를 볼 수 있게 개방한다. 얼마 전부터 찬하고 같이 자전거 타고 불꽃놀이를 보러 가자고 약속했는데, 막상 당일이 되니 귀찮아졌다. 요즘 일이 많고 날이 더워서 지치기도 한 것 같다. "밤에 자전거 타는 거 괜찮을까?" "에이, 괜찮아. 가까운데 뭘." "근데,.. 2023. 7. 8.
만 나이? 한 살 젊어지는 거 기념하자, 언니! 동료들과 30분짜리 회의가 있는 날이다. "5월부터 10월까지 아무도 생일인 사람이 없네. 회식 나간지도 오래 되었는데 뭐 기념할 만한 거 없을까?" "아, 소영이가 한 살 젊어진 걸 기념하는 건 어때?" "그거 좋다!" 내가 한 살 젊어진 걸 기념하자니, 나는 막 웃어버렸다. 마리와 프랑스는 회식하기 좋은 건수를 잡았다는 듯 날짜를 잡자고 한다. "아니 참 신기해. 그걸 어떻게 안 거야?" "신문에 기사가 크게 났거든. 한국 사람들 한 살씩 젊어진다고. 그래서 너 생각했지." "그랬구나." 한 살 젊어졌다는 건, 한국에서 6월 28일부터 공식적으로 만 나이가 적용되는 걸 말한다. 난 말 꺼낸 적도 없는데, 다들 아는 게 신기하다. "나도 들었어. 12월 31일에 태어난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한 살이고, .. 2023. 7. 7.
마음이 따뜻해지는 원피스를 선물받았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크리스틴이 원피스를 하나 들고 왔다. "너 사이즈 맞을까 싶어서 가져왔는데..." "나 주려고? 너무 예쁘다, 이 원피스!" "응, 이거 퀘벡 로컬 가게에서 수제로 만든 거야. 내 딸 주려고 몇년 전에 샀는데, 한번도 안 입고 지금은 너무 커 버렸어. 가격 봐." 가격 태그에는 155달러가 붙어 있었다. "우왓, 이걸 나 준다고? 비싼데?!" "근데 엄청 싸게 샀어, 5달러에! 너 주려고 가져온 거니까, 억지로 입지 않아도 되고. 집에 가서 걸쳐 보기나 해 봐. 좀 짧으니까 나처럼 이렇게 속바지 입으면 될 거야." "헤헤, 그럼 고맙게 받을게." 요즘 날도 덥고 지치는데, 이렇게 챙겨주는 느낌을 받으니 마음이 더 편해진다. 크리스틴은 평소에도 고민을 잘 들어주고 좋은 해결책을 제시해 .. 2023. 7. 6.
관객이 너무 많은 재즈 페스티벌 구경 재즈 페스티벌에 구경을 가봤다. 엄청 시끌시끌했는데, 정말 사람들이 말도 못하게 꽉 차 있다. 그래도 어떻게든 꾸역꾸역 들어가 본다. 재즈 페스티벌은 무려 2주동안이나 계속되는데, 매일 밤마다 11시 12시까지 야외 무료 공연이 있고, 유료 공연도 있다. 무료 공연만 봐도 열기가 엄청나다. 끝까지 다 보고 싶어도 너무 늦어져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한국에서 살 때는 밤에 더 활발한 올빼미 인간이었는데, 몬트리올에서 살다 보니 어쩐지 무지 일찍 자게 된다. 9시만 되도 졸리고, 10시 반이면 대부분 잠에 든다. 그렇다고 일찍 일어나는 것도 아니지만, 아무튼 불면증 없고 잠에 잘 드니 그건 좋다. 이 재즈 축제 엄청 인기가 많은데, 나는 이상하게도 매력을 별로 못 느끼겠다. 음악은 좋은데 좀 낯설어서 그런.. 2023.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