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생활739 한 해를 마무리하는 6월 한국에서는 12월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갖지만, 몬트리올에서는 보통 6월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이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 캐나다는 겨울이 너무 추워서 그런 것 같다. 추우니까 놀러나갈 수 없고, 그냥 일이나 열심히 하며(?) 크리스마스와 새해에만 잠깐 쉰다. 눈이 허벅지까지 쌓이든 말든? 제설하면 되니까, 옷 잘 입고 그냥 하던 일을 계속 한다. 학교도 겨울방학은 1~2주 정도로 무척 짧은 대신 여름방학이 6월부터 9월까지 계속된다. 이 6월부터 9월까지는 긴 여름바캉스 기간이기도 해서, 바캉스 전에 이것저것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 부서에서도 마무리 회의를 하기 위해 회의장을 잡았는데, 회사 안이 아닌 외부의 분위기 있는 회의장을 예약했다. 며칠 전 레스토랑을 계속 알.. 2023. 6. 17. 과학시험 - 일단 해보자 어제는 과학 시험을 치고 나왔다. 이제 3과목 끝났으니 앞으로 3과목 남았다. 이제서야 반인가 싶다. 시험장에 30분 일찍 도착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내가 공부하는 코스는 성인을 위한 고등학교 과목 이수라서, 20대뿐 아니라 30대, 40대도 꽤나 보였다. 나 혼자 아시아인이었고, 대기실에서 책을 펼치고 마지막 공부를 하는 건 나뿐이었다. 다들 뭔가 지루한 듯 휴대폰을 보고 있었고, 긴장하는 티가 하나도 없었다. 시험 전에 긴장하는 건 나뿐인가 싶다. 뭐, 다른 사람들도 속으론 긴장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여기 사람들은 나만큼 시험을 앞두고 긴장하거나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보통 시험 직전에 좀 펼쳐보지 않나? 아무튼 다들 심드렁한 표정으로 시험장에 들어갔다. 감독.. 2023. 6. 14. 몬트리올 6월의 벽화거리축제 - Mural 6월 둘째주는 벽화축제가 시작하는 날이다. 몬트리올 시내 건물에서 벽화를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벽화축제가 열리고 나면 또 새로운 벽화들을 볼 수 있다. 축제가 시작되면 거리에 차량통행을 아예 막아둔다. 그리고 간이 무대, 음식 스탠드를 설치하고 옷이나 잡다한 물건을 팔기도 하고, 대기업에서 무료체험이나 간식을 나눠주기도 한다. 6월에 몬트리올에 온다면 한번 지나가면서 구경하기 좋다. 벽화축제거리에 들어서자마자 큰 음악소리가 들린다. 댄스 무대였다. 성소수자에 열린 도시 아니랄까봐, 그 다음으로는 드래그퀸의 무대가 계속되었다. LGBTQ+가 이렇게 익숙해질 줄이야. 성소수자의 상징인 무지개색 드레스를 입은 드래그퀸이 할인 쿠폰을 나눠주었다. "너도 받을래, 너도, 너도? 이름이 뭐니?" 이 댄서는 .. 2023. 6. 13. 동료들과 푸틴 먹기 - 아직도 일상대화가 어렵다 오늘은 떼아가 오랫동안 아팠다가 돌아온 기념으로 동료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회사 앞에 있는 푸틴(감자튀김과 치즈)전문점에서 먹기로 했다. 떼아의 사무실은 원래 바로 내 사무실 바로 옆이어서 무척 친해졌는데, 얼마 전에 다른 층으로 이사를 했다. 그래도 한 층만 내려가면 되니까 자주 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한 번도 갈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같이 저녁식사를 하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오후 즈음에 떼아의 문자가 왔다. "안녕! 오늘 저녁에 카미유도 초대할거야. 괜찮지?" "아, 좋은 소식이네! 빨리 저녁이 왔으면 좋겠다." 카미유는 시각장애인으로 원래 실습생으로 일했는데, 이번 주부터 떼아의 사무실에서 정식 연구원으로 일하게 되었다고 한다. "카미유, 연구원 된 거 정말 축하해! 부럽.. 2023. 6. 10. 비서의 업무 - 레스토랑 예약하기 비서로 일하면서 가끔 해야 하는 잡무 중의 하나는 레스토랑 예약이다. 하루종일 회의가 있는 날은 점심 먹을 곳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레스토랑에 전화해야 하고, 회의장소와 거리 계산하고 그러다 보면 귀찮아질 때도 있지만... 블로거로서 맛집 찾는 능력(?)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전화하면서 대화스킬도 늘린다고 생각하면 뭐 좋지. 처음은 회의장에서 가장 가까운 채식 레스토랑이다. "안녕하세요, 다음주 목요일에 13명 예약 가능한가요?" "13명은 너무 많은데요. 우리 테이블이 좁아서 13명이 앉기는 어렵겠네요." "6명 7명 따로 앉으면 안 되나요?" "주방이 작아서 그렇게 많은 사람의 음식을 한 번에 준비하기가 어렵네요. 미안합니다." 역시, 이런 건 한번만에 안 되는 걸까... 두 번째는 바로 맞은.. 2023. 6. 8. 1년간 여행하고 돌아온 친구의 새로운 목표 금요일 영화보기 직전에, 갑자기 멀리 이사간 친구 노만의 연락이 왔다. 지난해 봄 몬트리올을 떠난 노만은 거의 1년동안 방글라데시, 네팔, 인도네시아, 인도 등을 여행했다고 한다. "안녕, 나 몬트리올 왔는데 너랑 찬이 바쁘니? 나 오늘 하루만 있을 거야." "우와, 지금 여기라고? 나 지금 일 끝나고 바로 한국영화 보러 갈 건데. 다음 소희라는 영화야. 같이 보러 갈래?" "으음... 좋을 것 같은데? 곧 갈게." 그런데 얼마 안 있어 또 연락이 왔다. "내 차가 고장났어! 일단 영화는 못 보겠어." "고장났다고? 출장 수리 불렀어?" "불렀는데... 아마도 오늘 안에 고치긴 힘들 것 같아. 월요일까지는 여기 있어야겠네." "아이고, 골치아프겠다!" 차가 고장나서 어쩔 수 없이 몬트리올에 머물러야 한다.. 2023. 6. 6.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 1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