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생활739 의료비서 공무원의 하루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혼잣말이 튀어나왔다. "오늘 겨우 화요일이야? 목요일은 된 것 같다." 오늘은 어쩐지 피곤하다. 지금까지는 일이 별로 없어서 꽤 편하게 지냈는데, 이번주부터 빡빡한 일정이 시작된다. 이번주부터 운동을 많이 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점심시간엔 공원을 잠깐 달리고, 퇴근하고 나서는 스피닝을 간다. 그것도 월요일, 화요일 이틀 연속! 프랑스가 먼저 공원을 뛰자고 제안했다. "이 공원 한 바퀴를 뛰면 2.6킬로미터야! 두번 뛰면 몇이지?" "5.2킬로미터...?" "정답! 조금씩 늘려나가면서 두 바퀴를 뛰면 곧 5킬로미터 달리기를 할 수 있는 거지!" "오호?!" 혼자서 뛸 때는 한번도 5킬로미터를 목표로 하지 않았는데, 이 기회에 같이 5킬로미터를 뛸 수도 있겠다. 일이 많아지니 운동을 더.. 2023. 4. 19. 길에서 만난 고양이와 꽃집 구경 골목길을 걷다가 까만고양이를 만났다. 목걸이에 이름표가 달린 걸 봐선 바로 이 집 고양이인가 보다. 사람 손을 많이 탔는지 계단에 가만히 앉아서 피하지도 않고 있길래 다가가 보았다. 코앞에 손을 갖다대니 고양이가 내 손가락을 핥았다. 우와! 낯 가리지도 않네. 그러더니 자기 뒤통수를 내 손에 자꾸 부빈다. 쓰다듬어 달라는 뜻인가 해서 쓰다듬었더니 가만히 있는다. 와, 이렇게 애교많은 고양이를 길에서 만나다니 운이 좋구만. 고양이를 쓰다듬고 나니까 뭔가 언짢았던 마음이 갑자기 사르르 녹아내렸다. 날씨 좋---다! 날이 따뜻해지니 카페랑 레스토랑은 테라스 공사하느라 바쁘다. 플로리스트 샵이 활짝 열려 있길래 들어가서 구경했다. 아, 선인장도 하나 사고 싶다! 있는 것도 잘 키워야 하는데... 귀여운 선인장 .. 2023. 4. 18. 풀기 싫은 문제를 금방 푸는 법 금요일 점심 회식, 따뜻한 날씨 덕에 테라스 이야기가 나왔다. "날씨 요즘처럼 따뜻하면 테라스에 앉아 먹어도 좋겠다. 지금까지 추워서 그런가 테라스가 없었는데." "안그래도 우리집도 테라스 열었어!" 이사벨이 집 테라스 사진을 보여준다. 작은 정원과 나무, 화초들이 있고, 테이블과 의자가 있다. "오, 멋지네요." "넌 아파트 살지? 베란다 있어?" "있긴 있어요. 거기에 의자도 놔두었는데. 근데 청소해야 해요." "아, 그렇지. 나도 최근에 청소했어. 나무가 쓰러져서 엉망이었거든." 알고 보니 지난 얼음비 사건 때문에 집 앞에 큰 나무가 쓰러졌고 그 때문에 차도 망가졌다고 한다. 세상에! 아무튼 봄이 오니 해야할 게 두 가지 있다. 베란다 청소와 자전거 바람 넣기. 아, 왜 이리 귀찮을까? * * * .. 2023. 4. 16. 넷지의 마지막 날 오늘은 넷지가 우리 사무실 복도에서 일하는 마지막 날이다. 지금까지 임시직으로 일했던 넷지는 이제 다른 곳에서 정규직으로 일하게 된다. 원래 넷지의 마지막 날은 3월 중순이었는데, 그때까지 정규직 자리가 바로 구해지지 않아서 조금 더 머무르게 되었다. 그래도 3주만에 자리를 찾았다. "새로 가는 곳은 집에서 좀 더 가깝지?" "응, 여기보다 더 가깝지." "떠나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넷지랑 가장 많이 이야기하고, 산책도 하고, 배드민턴도 했는데 아쉬움이 가득하다. 어제는 떼아가 사무실에 와서 이야기했다. "넷지 마지막 날인데, 선물 준비했어?" "어... 아니. 선물 할 생각을 못했는데. 그래도 커피랑 저녁 한 번 샀지." "음, 카드 하나 만들어서 쓰는 건 어때?" "오, 진짜 좋은 생각이.. 2023. 4. 15. 회사에서 운동! 일상 회복에 도움이 되는 스포츠 부활절 롱 위크엔드가 끝나고, 다시 일상생활 시작이다. 사실 4일의 휴일 후에 일하러 가기 싫을 줄 알았는데, 바쁜 시기가 좀 지나고 편해서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다음 주에는 다시 바빠질 테지만... 그런데 그렇게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건 운동을 다시 시작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일요일에 날씨가 그렇게 춥지 않아 야외 조깅을 시작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뛰니 숨이 차다. 아니... 숨이 별로 안 찼었는데? 바깥공기를 마시니 목이 아파오고 힘도 별로 안 난다. "왜 그렇지? 달리는 게 좀 힘들다." "너 한국 간 동안 거의 3주 달리기 쉬었잖아. 그리고 겨울 내내 안에서만 달리고. 원래 트레드밀에서 달리면 기계가 발을 밀어줘서 좀 쉽거든. 근데 이제 야외에서 달리니까 그 미는 힘이 없어서 더 힘드니까 숨.. 2023. 4. 13. 샌드위치와 덴마크 가족의 부활절 명절풍경 부활절 당일인 일요일. 늦잠자고 일어나 몸이 뻐근해서 런데이 30분 달리기를 뛰었다. 뛰다보니 평소보다 먼곳까지 왔는데, 이곳은 유대인과 그리스인이 많이 사는 동네이다. 그리스식 샌드위치가게에 들러 아점으로 샌드위치를 먹기로 했다. 그리스어로 말하는 손님과 주인 아주머니. 그리스어와 영어를 섞어쓴다. "여기도 정전 괜찮았어요?" "다 아웃이었지." "유제품도 팔잖아요. 유제품은요?" "아침에 새로 가져왔어." 며칠전 얼음비 정전 때문에 이곳도 문을 닫았다가 이제서야 연 모양이다. 샌드위치와 그리스식 커피를 시켰다. 그리스식 커피는 뭐가 다른가? 조그만 커피 끓이는 도구에 커피를 끓이는 카페사장님. 뭐가 다른가 하고 마셨는데 각각 다른 향이 세 가지가 느껴졌다. 향 너무 좋은데? 하고 호록호록 마시다가 다.. 2023. 4. 11. 이전 1 ··· 35 36 37 38 39 40 41 ··· 1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