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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739

너는 결혼 언제 할 거니? 친구가 결혼을 한다고 하니 엄마가 대뜸 묻는다. "친구도 결혼하는데, 너희는 어쩔 거니?" "글쎄... 생각을 안 해 봤는데." "아휴, 어른들이 미리 챙겨줬어야 했는데..." 엄마가 말끝을 흐린다. 나는 30대 여자라면 흔히 받는 질문, "너 결혼 언제 할 거니?"를 드디어 들어봤다는 생각에 뭔가 재밌었다. 나는 이제까지 이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친구들의 불평을 끄덕끄덕 들어주기만 했다. 엄마가 알면 철이 없다고 한숨을 쉬려나? 나는 비혼주의자는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결혼에 대한 환상이 전혀 없었다. 무슨 웨딩드레스를 좋아하냐는 질문도 와닿지가 않는다. 그런 와중에 동거가 사회제도로 잘 자리 잡힌 퀘벡으로 이민을 왔으니 결혼을 아예 잊고 있었다. 변명이라면 변명이지만 퀘벡 사회에 적응하는 .. 2023. 3. 23.
해외출국, 공항에 몇시까지 도착하나요? 20시간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드디어 한국에 도착했다. 드디어 캐나다를 떠나는구나. 20시간이라고 하면 찬이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면서 오버하지 말라고 하지만. 몬트리올에서 밴쿠버까지 6시간, 경유 2시간, 밴쿠버에서 인천까지 12시간, 합하면 20시간이 된다. 비행기 타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돌이켜 보면 그것도 재밌다. 잘 도착했으니 재밌지만...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새벽 3시에 일어났다. 냉장고에 남은 야채와 닭고기를 털어 밥을 해 먹고는 캐리어를 들고 서둘렀다. 출국 시 공항에 몇 시까지 도착해야 하는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 비행기 출발시간 2시간 전이 국룰 아닙니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출발이 7시라서 5시에 공항에 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동료 크리스틴이.. 2023. 3. 19.
퀘벡 사람들은 꼬북칩을 좋아할까? 감자칩 블라인드 테스트! 지난 회식, 케찹맛 칩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과자 자판기나 슈퍼에서 케찹맛 감자칩을 본 적이 있어서 알고 있긴 했지만, 먹어본 적은 없다. "케찹맛 감자칩 맛있지." "우엑, 난 싫어." "난 좋던데?" "난 케찹맛 안 먹어봤어." 내가 안 먹어봤다고 말하자, 마리가 바로 "그럼 먹어야지! 우리 칩 맛보기 하자!" 하고 계획을 짰다. 마리는 항상 뭘 하든 계획을 짠다. 마리의 MBTI가 뭔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계획 잘 짠다는 J가 들어가는 게 분명하다. "너 바캉스 떠나기 전에 해야 하니까, 바캉스 바로 전날 먹어보자." "헤헤, 고마워!" 그리고 오늘, 마리가 바리바리 여라 감자칩들을 지퍼락 봉투에 담아 왔다. 나는 마리가 칩을 준비한다길래, 한국마켓에 가서 인기 좋다는 꼬북칩 하나를 사왔다. 꼬북.. 2023. 3. 15.
기다림은 힘들어! 토요일, 컬리지 입학 프랑스어 시험을 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1차 서류에서 반이 걸러지고, 2차 시험에서 또 반이 걸러진다고 하니... 한국 대학입시 못지않게 떨린다. 30대의 나이에 다시 입학시험의 무시무시함을 겪어야 하다니, 새로운 진로를 가는 건 역시나 어려운 일이구나. 나처럼 일하다가 진로를 바꾸는 사람들도 이런 긴장감을 느끼겠지...? 잘하고 싶은 마음, 내 욕심이다. 다들 나보고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편안하게 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욕심을 어떻게 버릴까? 2차 시험 안내문이 오늘 온다고 했는데, 아직 메일이 오지 않았다. 오늘까지 아닌가? 나 이미 떨어진 건가? 저번에도 프랑스어 시험 안내메일이 오지 않았으니 뭔가 또 잘못된 건 아닐까. 이렇게 쓰면서 가만.. 2023. 3. 14.
컬리지 입학시험에 늦었다! 들어갈 수 있을까? 목요일,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받았다. "컬리지에 입학원서 내셨죠? 토요일에 프랑스어 시험이 있으니까 학교로 9시까지 오세요. 메일 체크하셨죠?" "어... 메일 아직 체크 못했는데요." "휴지통이나 스팸메일함 잘 찾아보세요. 토요일 9시까지에요. 아셨죠?" "아, 네. 알겠어요." 전화를 끊고 메일함을 아무리 뒤져봐도 시험안내에 대한 메일이 없었다. 뭔가 착오가 있었나...? 학교로 여러 번 전화를 해서 (이런 전화는 정말 한 번에 되는 법이 없다.) 메일을 다시 보내달라고 말했다. 다행히 메일을 받을 수 있었다. 아, 프랑스어 시험이라니! 컬리지 입학할 때 프랑스어권 학교를 나오지 않은 사람은 시험을 쳐야 한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반쯤은 잊고 있었다. 게다가 시험이 이틀밖에 안 남았다니 😯 이틀동.. 2023. 3. 13.
매운 소스를 좋아하는 동료들 점심시간, 넷지가 카페테리아 점심이 맛이 없었는지 불만을 토로한다. "이 수프는 꼭 이유식 퓨레같다..." "그래? 뭘로 만든 걸까, 궁금한데?" "그거 감자 수프야. 그런데 뭐 같다고?" "아기 이유식 퓨레같다고." "으윽." 아기 이유식 퓨레가 어떤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암튼 감자 수프가 별로인 듯 하다. "내가 김치 줄까? 매콤하거든." 내 도시락에는 항상 김치가 들어간다. 그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총각김치~ "오, 좋지. 이게 그 유명한 김치구나. 평소에 싸오는 거랑 좀 다른데?" "이건 무로 만든 김치야." "오, 맛있다. 음- 이게 김치구나." "원래 배추로 만든 게 더 매운데, 이건 내 입맛에 맞는 거라 덜 매워." "그러네, 별로 안 맵다." 밍밍한 감자수프에 김치 곁들여 먹으면 맛있지.. 2023. 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