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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책 리뷰75

제러미 리프킨, '한계비용 제로사회'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여기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가 있다. 지니가 묻는다. "만약 지금 기억을 가지고 10년 전으로 돌아가서 한 가지 행동만 할 수 있다면 뭘 하겠는가?"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대답을 한다. "첫사랑과 헤어지던 마지막 날, 연인을 잡을 걸 그랬다.""부모님에게 더 잘해드릴 것이다.""사랑하던 사람에게 더 잘해줄 것이다."라는 후회의 답변과, "나에게 잘 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그때 하려고 했던 공부를 계속 할 걸 그랬다.""진로 고민을 더 할 걸 그랬다."라는 정신적 성숙을 고민하는 사람들, "비트코인을 사 놓겠다.""삼성전자 주식을 사놓겠다."그리고 이런 현실적인 답변으로 나뉜다. MBTI 성격 테스트를 하면 내가 현실적인지 아니면 몽상가적 기질이 있는지 구분하던데, 이 설문조사도 그런 MBTI적인 기.. 2020. 11. 26.
미셸 뷔시, 검은 수련 - 프랑스 지베르니로 떠나는 여행과 스릴러 이 책은 미스테리나 스릴러, 추리물을 좋아하시는 분께 제일 낭만적인 추천일 수도 있겠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읽어 본 소설 중에 가장 영화화되길 바라는 소설이 무엇인가" 라고 묻는다면, 미셸 비쉬의 검은 수련이 될 것이다. 만약 이 소설이 영화화된다면, 개봉일에 맞춰서 볼 것이다. 추리는 둔하지만 추리소설에 열광하는 팬으로서, 동료 미스테리 팬 여러분. 이건 정말 낭만적인 스릴러 소설이다. 책을 펴자마자 여러분은 2010년, 아름다운 프랑스의 지베르니 마을로 오게 된다. 코로나로 가볼 순 없지만, 상상 속에서라도 이번 휴가에 우연히 티켓을 구해 나와 함께 상상 속 지베르니 마을로 떠나보자. 파리에서 기차를 타고 한 숨 자다가 도착한 마을 지베르니. 정원마다 꽃들이 가득하다. 발걸음을 옮길 떄마다 낭만적.. 2020. 11. 17.
달러구트 꿈 백화점 책 리뷰 - 마음 따스해지는 꿈 속의 이야기 만들어진 꿈을 살 수 있는 상점이 있다면? 꾸고 싶은 꿈은 살 수 있다면 사람들은 어떤 꿈을 고를까?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무의식에서만 존재하는 꿈을 정말 사고 팔 수 있을까?’라는 기발한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판타지 소설이다. 꿈을 통해 그리움과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를 꿈을 만드는 사람, 파는 사람, 사는 사람 각각의 관점에서 풀어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리디북스 소개글 이미예 작가의 장편소설, 이 연일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다. 소개글을 읽고 자기 전에 읽기 딱이겠다 싶어 읽기 시작했다. 이 책 표지의 일러스트도 참 마음에 드는데, 책을 덮고 잠들면 일러스트에 나오는 꿈 백화점에 들어갈 수 있을 것만 같다. 꿈 속의 이야기는 신비롭고 환상적이어서 좋다. 그 사건들은 논리도 없고 개연성도.. 2020. 11. 2.
킴 투이, <루> - 전쟁과 피난의 시련에도 초연하고 낙관적인 시선 이 책은 내가 한창 어학원에서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을 때, 프랑스인 선생님이 추천해 준 책이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퀘벡과 프랑스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캐나다의 '총독문학상', 프랑스의 '에르테엘-리르 대상(Grand prix RTL-Lire)' 등을 수상한 작품이다. 책을 펴면 첫 장부터 강렬한 이미지가 펼쳐진다. 나는 원숭이해가 시작되던 구정 대공세 동안, 집앞에 줄줄이 걸어놓은 폭죽이 터지는 소리와 기관총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울려 퍼지던 때에 태어났다. 내가 세상에 온 날 사이공의 땅은 폭죽이 터져 수천개로 조각난 잔해들로 물들었다. 버찌 꽃잎처럼 붉은 빛이었고, 둘로 갈라진 베트남의 마을과 도시에 흩뿌려진 2백만 병사들이 흘린 피처럼 붉은빛이었다. 나는 불꽃이 터지고 빛줄기가 화환처럼 펼쳐.. 2020. 10. 28.
셰익스피어, <루크레티아의 능욕> - 연옥과 지상의 사이에서 누군가는 글을 쓰는 행위가 심리치료보다 더한 치유를 선물한다고 했다. 나는 그걸 믿어보기로 한다. 하지만 쓰면 쓸수록 이상하게도 나는 캄캄한 나락으로, 불 같은 연옥을 지나, 소용돌이같은 심연의 슬픔에 빠진다. 심연이 시작되는 곳, 림보에서 능욕을 당했던 루크레티아가 허우적거린다. 아름다운 루크레티아. 그녀의 피부가 너무도 희고 투명해서 피가 푸르게 보인다고 했다. 푸른 피는 셰익스피어의 노래를 거쳐 고결해지고, 블루블러드는 고귀함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루크레티아는 언제쯤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기원전 509년, 고대 로마의 왕자 섹스투스는 전쟁터에서 귀족, 장군들과 연회를 벌이고 서로 자신의 부인이 가장 정숙하다고 자랑한다. 장군 콜리타누스는 자신의 부인이 가장 정숙하다고 자신하며, 왕자와 내.. 2020. 10. 23.
히가시노 게이고, <11문자 살인사건> 의 설정이 억지스러운 이유 전자도서관을 둘러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이 대출가능이길래 별 생각없이 바로 대출해서 읽었다. 이 작가의 소설을 많이 읽은 편은 아니지만, 읽을 때마다 어느 정도 만족감을 주는 편이다. 작가 이름만 보고 선택해도 실패하는 경우가 별로 없이 즐겁고 빠르게, 몰입해서 읽어나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하지만 이 은 내가 읽어온 작가의 다른 작품과는 조금 달랐다. 뭔가 설정이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소설들은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받기도 전에 궁금해서 책장을 넘기게 되는 페이지터너였다면, 이 소설은 '주인공이 왜 이렇게까지 행동하는 걸까? 너무 오지랖 부리면서 사건을 파헤치는 것 아냐?'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은 추리소설 작가인 여자이다. 2개월동안 가볍게 만난 애인이 갑자기 .. 2020.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