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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739

산책하다 만난 고양이 오늘도 동네를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녀 본다. 무슨 차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오래된 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옛날 차인데 외관도 깔끔하고, 안도 잘 정리되어 있었다. 어떤 클래식 수집가의 차인가 보다. 이제 슬슬 단풍이 들고 잎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단풍 시즌이 오면 그래도 퀘벡 시나 외곽을 둘러보고 싶은데, 여행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여기는 내 런닝 코스이다. 달리기를 한 일주일 미뤄두고 있다가 다시 시작했다. 이제 좀있으면 이 길에 낙엽이 가득하겠지? 이쪽 길을 걷다가 잘만 하면 고양이를 볼 수 있다. 여기는 헤어 살롱인데, 항상 고양이가 창가에서 햇볕을 쬔다. 고양이가 귀여워서 가만히 보고 있으면, 고양이는 내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고개를 돌린다. 알았어, 알았어, 너무 안 들이댈게... 창가에서 .. 2021. 10. 6.
포르투갈 사람이 캐나다 음식을 만들었다! 마뿔무이예 푸틴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 즐겨 찾는 포르투갈 식당이 있다. 이곳에서는 주로 양념 바비큐 통닭을 파는데, 워낙 인기가 많아서 배달도 하지 않고, 전화 예약을 해도 한참 기다려야 한다. 식당 도착하기 전 멀리서부터 고소한 치킨 냄새가 난다. 생각없이 길을 걷다 보면 "어디서 맛있는 냄새 난다"라는 생각을 자동적으로 하게 되는데, 어딘지 궁금해할 필요도 없다. 이 식당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기 때문이다. 몬트리올에는 포르투갈 이민자가 많아서 포르투갈식 통닭을 파는 식당이 꽤나 많은데, 이곳은 그 중에서도 꽤나 유명하다. 주말마다 3, 40분 기다리는 건 기본이니... 몬트리올 친구들 중 베지테리언 빼고는 대부분 이 식당을 알고 있고, 좋아한다. 친구가 어제 뭘 먹었냐고 묻길래 이 식당을 혹시 알고 있나 싶어.. 2021. 10. 6.
너... 우리 동네 살고 있었구나? 줌으로 한국어 수업을 하니 이런 일이 생겼다.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다가 '이 거리, 눈 감고도 지도를 그릴 수 있다'라는 문장이 나왔다. 우리 집 옆에는 우체국이 있고, 공인중개사가 있고, 동물병원이 있는 곳은 치킨을 팔던 곳이었다 등등.. 그래서 우리도 익숙한 풍경을 묘사해보자, 하고 한 명에게 가장 잘 아는 풍경을 이야기해보라고 시켰다. "집 정면에는 약국이랑 슈퍼가 있고요. 그 맞은편엔 문방구가 있어요. 더 멀리 가면 홈리스 피플이 좀 있구요. 공원이 나오는데, 그 공원에는 아이들이 많아요." 잉? 어디서 많이 본 풍경인데? "왼쪽으로 가면 제 동생 학교가 나와요. 그 옆에도 또 학교가 있구요. 뒤쪽으로는 메트로하고 쇼핑몰이 있어요..." 아, 아무래도 여긴 우리 아파트이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 2021. 10. 3.
왜 이렇게 책을 끝까지 읽기가 힘들까? 나는 책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요즘은 도통 한 권을 끝까지 읽기가 힘들다. 지금 내 책장에는 처음부분만 읽다 만 책들이 많다. 왜 이렇게 책을 읽기 힘들까? 지금 시작해놓고 끝까지 읽지 못한 책을 세어보니 15권이나 된다. 안나 카레니나, 이기적 유전자, 하루 1질문 초등 글쓰기의 기적,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명화로 읽는 전쟁의 세계사, 아르테미스, 아가미,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 미술간에 간 화학자, I remember, Bridgerton, Sapiens, Educated, Breath, The Testaments, Le Parfum, Harry Potter and the Chamber of Secret... 왜 책을 다 끝내지 못하고 새로운 책으로 넘어가는 건지 알 수가 없다. .. 2021. 9. 20.
선생님, 선비질이 뭐예요? 한국어 수업을 하다가 어느 학생이 물었다. "선생님, 선비질이 뭐예요?" 한국에서는 다들 쌤, 쌤, 이렇게 줄여 부르는데 이곳 아이들은 음절 하나하나 선생님이라고 불러준다. 오랜만에 들어서 그런지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어색하기까지 하다. 요즘 아이들과 청소년문학책을 읽고 있는데, 이 책에서 '선비질', '진지충'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국어가 서툴어 '선비'와 '진지하다'라는 뜻도 잘 모르는 학생들에게 이 단어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음, 일단 이 말은 사전에는 없는 슬랭이야. 남을 욕할 때 쓰는 나쁜 말인데..." 선비가 무엇인지부터 알려줘야겠다 싶어서 구글에 선비를 검색했다. 줌 수업을 하고 있어서 화면공유를 하면 이미지를 바로 보여줄 수 있어서 편하다. "한국의 사극 드라마에서 이런 복장을 본 적.. 2021. 9. 19.
햄버거가 먹고 싶을 때 햄버거가 먹고 싶지만 남친은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집밥을 선호하는 편이다. 밖에서 배고프다고 말했더니 남친이 '외식은 주말에 하자'며 슬쩍 운을 띄운다. 그러나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지... 우선, 햄버거 가게가 가까운 쪽으로 산책을 한다. 그래서 가게 간판을 볼 수 있도록... 약국 옆에 바로 햄버거 가게가 있는데, 마침 철분제가 필요해서 약국에 들어갔다. 철분제를 다 사고 약국 안을 둘러보는데 생리대 할인을 하고 있었다. 할인하는 걸 보자마자 나보다 남친이 먼저 가서 다섯 박스를 집는다. "뭐하러 그렇게 많이 사? 집에도 많은데..." "너 필요하잖아. 그리고 가격 봐. 엄청나게 싸다." 평소에 5천원 정도인 한 박스가 2800원이라니, 엄청나게 싸긴 했다. 한국에서는 생리대 살 때는 보이.. 2021.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