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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205

수상한 그녀 감독이 오징어게임 황동혁 감독이라고? 어제는 맘이 따뜻해지고 살짝 코믹한 영화를 보고 싶어서 '수상한 그녀'를 봤다. 근데 이 따뜻한 영화를 오징어 게임 감독이 만들었다구? 맞네?! '오징어 게임'과 '수상한 그녀'는 장르부터 180도 다르지만 비슷한 점이 있다. 두 작품 모두 황동혁 감독의 어린 시절을 모티브로 했다는 것이다. 어린시절 황동혁 감독의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홀어머니와 할머니 밑에서 컸다고 한다. 그 경험이 오징어 게임에서는 조상우의 어머니가 홀로 장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수상한 그녀에서도 할머니가 혼자서 어린아이를 키우는 장면이 나온다. 그렇지만 수상한 그녀는 보고 나면 맘이 따뜻해지는 필굿 코미디 영화다. 아들 자랑만 해대는 욕쟁이 할매 오말순은 힘든 인생을 보냈다. 결혼하자마자 남편은 독일 광부로 파견되었다가 죽.. 2021. 12. 3.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보고 남친이 한 말 보고싶은 영화를 마구 찜해놔서 볼거리가 한가득이다. 캐나다에 오고 나서부터는 한국 영화를 잘 볼 수가 없다. 그래서 한국에서 유명했다던 영화들을 다 찜해놓고 미뤄놨다. 노트북으로 찜해놓은 영화들을 둘러보고 있는데, 82년생 김지영이 큰 화면으로 떠올랐다. 잠깐 첫 20초를 보고 있는데, 바로 그 20초만에 푹 빠져 버렸다. 남친이 와서 물었다. "어! 이거 그거네. 유명한 영화. 89년생 공지영 그거지!" 89년생 공지영? 이 총체적 난국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연도도 틀리고 이름도 틀렸어 ㅋㅋㅋㅋ "아아니! 89년생 공지영 아니고 82년생 김지영. 공지영은 소설가고!" "아, 어쩐지 공지영 들어봤는데..." "근데 헷갈리는 것도 그럴 수 있어. 지영이라는 이름 진짜 많으니까. 이름을 지영이라고 지은 .. 2021. 12. 1.
이정재는 무슨 영화로 유명해? 추천해 줄래?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마티유라는 친구가 있는데, 마티유에게 춘봉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춘봉이는 그 이름을 듣고 썩 맘에 들어하지 않았지만 열심히 설득했다. "춘봉이가 얼마나 좋은 이름인줄 알아? 춘! 이건 봄이란 뜻이거든. 얼마나 예뻐? 그리고 봉도 정말 좋은 말이지. 너 기생충 봤지! 기생충 감독 이름이 봉준호잖아." 그러면 춘봉이는 마뜩찮은 얼굴로 끄덕끄덕한다. 춘봉이도 오징어게임을 일찌감치 봤는데, 유튜브에서 이정재 인터뷰 영상을 봤다며 말해주었다. "유튜브에서 그거 봤어? 이정재 인터뷰하는데... 미국사람들은 이정재가 얼마나 유명한지 잘 모르니까 '갑자기 인기 얻어서 기분이 어떠냐고' 그런 질문 하더라구." "이정재 원래 한국에서 엄청 유명한데?" "그러니까 말이야. 무식하고 무례한 질문이라고 .. 2021. 11. 27.
넷플릭스 지옥(헬바운드) - 해외반응 레딧, 트위터 지금 한창 인기라는 넷플릭스의 지옥을 보고 있는 중이다. 보기 시작하자마자 6편 중 4편을 한꺼번에 봐 버렸다. 오징어게임의 뒤를 잇는 대박드라마라는 말도 있고, 공개된 지 얼마 안되어 바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길래 해외반응이 궁금해 찾아보았다. 해외반응 **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방금 지옥 다 봤다. 진짜 좋은 K-드라마야. 스토리도 엄청 좋고, 첫 3화까지 완전 푹 빠져서 봤고, 4,5,6화는 좀 혼란스럽더라. 종교랑 정부는 절대로 함께 국가운영을 해선 안 돼. 엔딩도 미쳤고, 시즌 2가 기다려진다. 더빙판을 안봐서 모르겠지만 이번 자막 정말 실망이야. 형(bro)이라는 애칭도 그냥 이름으로 바꿔버렸더라. 하긴 서양사람들은 '형'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 하지만 우리 아시아 사람들은 .. 2021. 11. 24.
심리학이 이토록 재미있을 줄이야 - 동화로 읽는 심리학 이야기 심리학은 매력이 있다. 심리학을 공부하면 사람 심리를 꿰뚫을 수 있을 것 같고, 타인의 마음을 분석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다 내 마음도 공부하고, 나의 트라우마나 상처도 치료하게 될 수 있을것만 같다. 심리학이 그렇게 쉽고 재미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많은 대학 신입생들이 이런 부푼 기대를 안고 심리학 수업을 신청하지만, 무슨 무슨 효과, 딱딱한 이론, 어려운 용어에 부딪혀 정작 고학년 심리학 수업에는 사람이 텅텅 비다시피 한다. '심리학자'라는 타이틀을 따려고 해도 박사학위는 필수이니, 심리학은 정말 어려운 학문이 맞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25편의 동화를 소개하고, 각 동화 주인공들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가"를 심리학적으로 설명한다. 전혀 어렵지 않고 술술 넘어간다. 쉽게 심리학 용어를 접할.. 2021. 11. 12.
코리안 티처를 읽고 - 계약직 어학원 강사의 고단한 직장생활 제목을 보자마자 '이 책은 꼭 읽어야겠다' 싶었다. 나도 코리안 티처니까. 한번 펼치니 멈출 수가 없어서 단숨에 끝까지 읽었다. 왜 그렇게 푹 빠져 읽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마 내 모습과 내 직장동료들의 모습이 겹쳐 보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는 명문 H대의 어학당에서 일하는 네 명의 한국어 강사 스토리가 나온다. 나는 한국어 강사가 아니라 영어 강사였고, 명문대 어학원이 아닌 동네 학원에서 일했지만, 비정규직 여성이 직장에서 겪는 일이란 대개 비슷한 것 같다. 책을 읽다가도 내가 겪은 일들이 겹쳐져 잠깐 멈추고 멍하니 몇 년 전 일을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이 포스팅은 독후감이라기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머릿속을 스쳐간 일들을 그냥 한탄하듯이 풀어써 본 것이다. 계약직 어학원 강사.. 2021.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