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096

백신맞고 겨드랑이가 부었대요 남친이 토요일에 오전에 부스터샷을 맞으러 갔다. 나는 이미 맞았기 때문에 남친만 백신을 맞으러 갔다. 문제는 병원가기 전에 우리가 좀 싸웠다는 점이다. 뭐 때문에 싸웠는지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지만, 아무튼 내가 오해를 하긴 했다...😐 난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아침밥을 먹었지만, 남친은 억울하고 서운했던지 밥을 아예 먹지 않았다. 백신 맞는 날 아침에 굶고 가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곧 화해를 했기 때문에 기분은 금방 좋아졌지만, 아침밥을 먹을 시간은 부족했다. 남친은 얼른 맞고 맛있는 거 외식하러 가면 된다며, 빨리 나가자고 했다. 그런데 하필 이날 체감온도는 -26도였다. 집을 나선지 2분만에 추워서 못 걸을 것 같아서, 스노우 팬츠를 입고 나와야겠다고 말했다. 이왕 돌아간 김에 모자와 .. 2022. 2. 8.
찌찌뽕! 퀘벡에서는 뭐라고 할까? 점심시간에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평소처럼 나는 대화의 70%는 알아듣지 못한 채로 그냥 듣고만 있었다. 업무 전달이나 교육받을 땐 그래도 대충 알아들을 수 있는데, 동료들끼리 하는 일상대화는 퀘벡 사투리를 많이 써서 아직도 많이 어렵다. 오늘은 기념품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당신은 내게 소중해요'라고 적힌 나무집게 기념품을 모두가 받았기 때문이다. "나무집게? 이걸 어디다 쓰지?" "가방이나 물건에 달아도 되고, 아니면 소중한 사람한테 하나씩 줘도 되지." "그래야겠군." 난 그냥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끄덕하고 있었다. 크리스틴이 날 보더니 한 마디 한다. "꼬꼿, 너는 듣기를 잘하는구나." "하하, 아직 다 못 알아들어서 그래요. 그래도 많이 들어야 빨리 말을.. 2022. 2. 7.
빨리빨리 한국인이 느긋한 행정기관에서 일하며 느낀 점 느긋한 퀘벡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발견한 점이 하나 있다. 나는 정말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한국인이구나! 한국에서 오래 살아온 나로서는 이미 빨리빨리가 습관화가 된 것 같다. 요즘은 사무실에서 차를 자주 마신다. 찻물을 끓이려고 공용 테이블의 전기포트 앞에서 물을 올리고 기다리고 있으면, 누군가가 와서 이렇게 말한다. "물 끓이는 거 기다리는 거야? 성급하네! 빨리 먹고 싶은 거구나?!" 하하 웃으며 그렇다고 대답하긴 했는데, 생각해보니 공용 전기포트나 전자레인지, 커피머신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대충 버튼을 눌러놓고 딴 걸 하고 오다가 생각나면 다시 찾으러 온다. 전기포트에 물 끓이는 게 2~3분밖에 되지 않으니 그 앞에서 기다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퀘벡 사람들은 그걸 .. 2022. 2. 6.
요즘 듣는 노래 - 신예원 It was in Shiraz 요즘 자주 듣는 노래는 신예원 - It was in Shiraz이다. 사실 이 노래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어릴 때 보사노바에 꽂혀서 한창 보사노바만 찾아 들었는데, 그 와중에 추천 리스트를 다 들어보면서 내 취향이 아닌 것들은 거르고 거르다가 남아있는 노래다. 신예원 - It was in Shiraz 지금은 유튜브나 음원 사이트에서 이 노래를 들을 수 있지만, 몇년 전만 해도 정말 찾기 힘든 노래였다. 덕분에 나만 아는 노래인 것 같아 은근 뿌듯한 마음도 있었다. 이 노래는 리듬도 좋지만 신예원 아티스트의 나직하게 이야기하는 듯한 목소리가 좋다. 노래하는 듯 이야기하는 듯, 거기에 살짝 한국 억양이 섞인 영어 가사도 정말 좋다. It was in Shiraz - 신예원 First of M.. 2022. 2. 5.
오꼬노미야끼가 먹고 싶어졌다 오꼬노미야끼가 땡겨서 한번 해먹어볼까 싶다. 주말에 아시안마트에 가서 장을 좀 봐야겠다. 도대체 오꼬노미야끼가 왜 좋을까 하고 생각해보니, 아마 추억의 맛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내가 처음 오꼬노미야끼를 맛보았을 때는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난 독서신문반에 들어갔고, 한달에 한 번 나오는 독서신문을 위해 여름방학에도 부원들과 학교에 가서 자료를 찾고 기사를 썼다. 여름에 날도 좋고, 바람도 살살 불고, 신문기사 쓰는 건 싫증이 났다. 부장인 친구가 먼저 말을 꺼냈다. "우리, 오꼬노미야끼 먹으러 갈래?" "오꼬... 그게 뭐야?"` 생소한 이름이었다. 그게 대체 뭐지? "야, 너 한번도 안 먹어봤어? 우리 학교 바로 앞에 있는 맛집인데 몰라? 당장 먹어야겠다. 너 천원 있지?" "어, 천원이라면 있.. 2022. 2. 4.
오전 휴가를 내고 듀픽센트 연구를 도와주러 갔다 오전에는 피부과에 가야하기 때문에 오전 휴가를 냈다. 상사인 쟝에게 병원예약이 있어서 가야 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봤다. "쟝, 수요일 오전에 병원에 가야 하는데요." "응, 응, 갔다 와." "어, 그러면 출근부에 기록 어떻게 해요?" "찾아보면 코드가 있을 거야. 거기 코드대로 기록하면 돼. 풀타임 페이 받고 싶으면 추가적으로 더 일해도 되고, 아니면 말고..." 난 어떻게 병원에 간다고 말해야 하나 좀 망설였는데, 쟝은 정말 별 것 아니라는 듯이 말한다. 아무튼, 나는 아토피가 있는데 캐나다 병원에서 듀픽센트(듀필루맙)라는 약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제 이 약을 쓴 지 거의 1년이 되었는데, 정말 많이 나았다. 이제 1년에 한번만 가면 되지만 아토피 전문의인 닥터 잭이 듀픽센트를 쓴 환자들을.. 2022.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