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생활/몬트리올 일상다반사250 아무것도 생겨나지 않으며 아무것도 없어지지 않는다 벌써 1년이 넘게 퇴근 후 프랑스어로 고등학교 과학공부를 하고 있다. 이제 5과목을 끝내고 마지막 권을 공부하는 중이다. 아, 조금만 더 하면 끝난다! 이렇게 오래 할 줄은 몰랐지만, 하루에 1시간씩 꾸준히 공부한 게 자랑스럽다. 그래서인지 공부하는 재미를 발견했다. 한국에서 주입식으로 배울 때는 알지 못했던 지식의 참맛이랄까? 나는 학생 때도 수업 듣는 와중에 공상에 자주 빠졌는데, 그러다 보면 수업을 놓쳐서 나중에 허겁지겁하기도 했다. 지금은 혼자서 공부하니 맘껏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그래서 뭐 새로운 걸 배운 건 아니지만, 아무튼 공상하는 자체가 재밌다. 예전에 태풍과 고기압 발생원리를 배울 때도 공상에 빠져들었다. 공기입자가 압력 때문에 움직인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또, 원자가 사실상 .. 2024. 3. 29. 눈 내리는 날 메이플 시럽 설탕오두막 축제 주말 아침, 일어나니 눈이 하얗게 쌓여 있다. 날씨를 확인하니 체감 영하 14도! 평소라면 너무 추우니까 집에 있고 싶은 날씨인데, 나도 이제 이 추운 날씨에 적응이 되었나 보다. 이제 봄이니 눈이 이렇게 많이 올 일도 없을 것 같아서 밖에 나가기로 했다. 집 앞에 있는 카페에 갈까 하다가, 어쩐지 몇개월 전에 가본 적 있는 전통 찻집이 가고 싶어서 베르덩 동네로 향했다. 지하철타고 20분 정도 가면 된다. 베르덩 역 앞에 도착하니 뭔가 북적북적하다. 오, 뭐 하나 보다!!! 바이올린 소리와 퀘벡 전통 음악이 들린다. 우와! 길거리 축제다!! 운이 좋네, 우연히 나왔는데 길거리 축제를 하고. 요즘 메이플 시럽 수확철이라서 이맘 때면 사람들이 설탕오두막에 간다. 설탕오두막은 Caban à sucre(꺄방 .. 2024. 3. 25. 다람쥐와 이런 인생 날씨가 정말 춥다! 체감온도 영하 11도라니. 주머니에 땅콩 몇 개 집어넣고 점심산책을 나왔다. 공원 다람쥐에게 몇몇 개 던져줘야지. 공원을 걸으면서 땅콩을 하나씩 던지니 다람쥐들이 막 나를 따라온다. 히히 귀여워! 하지만 땅콩이 없어도 요즘은 다람쥐들이 날 알아보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산책이 끝나고 간호사인 아닉과 마주쳤다. "오늘도 산책했어?" "응, 오늘 엄청 춥더라. 다람쥐들한테 땅콩도 줬어." "아하하하하! 다람쥐 너무 귀엽지. 아참, 내가 다람쥐 사진 보여줄게. 파트너 시골집에서 찍은 거야!" 까만 다람쥐가 주택 테라스까지 들어와서 뭔가를 막 먹는 사진이다. 예전에 아닉과 한번 산책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땅콩을 던져주니 다람쥐들이 따라오는 게 신기했나 보다. 아닉은 그때 이후로 나에게 .. 2024. 3. 23. 인성검사는 솔직하게 답하는 게 중요! 내가 지원하는 컬리지 입학생을 3단계로 거른다. 1단계는 학교성적, 2단계는 프랑스어 시험, 3단계는 프시코메트리 테스트다. 컬리지 설명회에 간 날, 프시코메트리 테스트는 준비할 게 하나도 없다고 했다. 아무리 준비할 게 없다고 해도, 그게 뭔지는 알아야지! 회사 동료들에게 프시코메트리 테스트가 뭐냐고 묻자, 나디아가 성격 검사와 직업 검사 비슷한 거라고 귀뜸을 해 주었다. "우리 남편도 취직하기 전에 그거 봤어. 성격 검사랑 직업에 얼마나 관심이 있나를 보는 거야." 마리는 MBTI 테스트 링크를 보내주며 이것과 비슷할 거라고 말해주었다. 그제야 감이 왔다. 우리나라 취업할 때 인적성검사 비슷한 거다. 한국에서는 인적성검사도 문제를 풀며 준비하지만, 이곳에서는 테스트도 그렇게 어렵게 내지 않는다. 그냥.. 2024. 3. 20. 치과에 가서 스케일링을 한 날 - 보험커버가 안 되다니... 오늘은 치과에 스케일링 예약을 해 놓은 날이다. 한시간 일찍 퇴근해서 바로 치과로 향했다. 스케일링은 안 아프니까 홀가분한 마음으로 치료를 받았다. 스케일링 담당 선생님이 해준 조언은 꼭 새겨 놔야지. "치아보다 잇몸이 더 중요해요. 칫솔로 꼭 잇몸 마사지를 해주고 치실을 할 때도 잇몸 끝까지 닿게 하세요!" 잇몸 마사지 중요... 스케일링이 끝나고 치아에 연마제(?)와 충치 예방 젤을 발라주었다. 스케일링이 끝나고, 닥터 쿠사도 와서 내 치아를 보더니 잘 관리했다고 칭찬을 받았다. 치약, 치실, 칫솔 선물도 받았다. "다음 스케줄은 언제로 잡을까요? 잇몸에 살짝 염증이 있으니 6개월에 한 번 스케일링 받는 게 좋겠어요." 그렇게 기분좋게 예약을 잡고 치료비를 내려는데... "오늘 치료한 것, 충치예방 .. 2024. 3. 15. 친환경 가게와 라마단 단식 칼리지 입학에 필요한 프랑스어 시험에 합격했다! 합격했다고 축하 메시지가 온 건 아니지만 다음 시험을 위한 안내사항과 돈 보내라는 링크가 왔다. 생각보다 빨리 채점을 했네? 가벼운 마음으로 점심 산책을 나섰다. 새로 보이는 가게가 있었다. "여기 뭘까? 한번 들어가 볼래?" "그래, 뭐 파는 가게지?" 들어갔는데, 유기농 식품을 파는 가게였다. 이 가게에서는 플라스틱과 일회용을 쓰지 않는다. 음식을 사 가려면 재활용 용기에 담아 가야 한다. 재밌는 가게네! 집에서 용기를 가져와도 되고, 없어도 괜찮다. 가게 한 구석에 재활용 용기를 가져갈 수 있도록 놓여져 있다. 말린 과일, 곡식, 견과류 등도 각자 가져온 통에 담아갈 수 있다. 다 유기농 식품인데도 가격이 무척 싸다. 이번주가 라마단의 시작이라서 나디.. 2024. 3. 14. 이전 1 ··· 5 6 7 8 9 10 11 ··· 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