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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739

수영 초보 - 누워서 물에 뜨는 법을 배우다 초급반 수영교실에서 물에 누워 뜨는 법을 배웠다. 수영은 3번째 수업인데, 나는 휴가 때문에 2번째 수업에 빠져서 조금 헤맸다. 수영장에 가자마자 코치가 물 위에 드러누워서 발차기만으로 나아가라고 가르쳐줬다. "팔을 옆에 붙이고, 배를 쭉 내밀어야 해요. 웅크리면 가라앉으니까요!" 코치는 이 말만 해주고 각자 연습을 시작했다. 물 위에 뜰 수 있는 거야? 그것도 물 위에 누워서?! 수영을 못해서, 물 위에 누워서 둥둥 뜨는 사람이 정말 부러웠는데, 이걸 해내면 정말 큰 성공이다. 자세를 잡자마자 물에 꼬르륵 가라앉아서 물을 엄청 먹었다. "코치님, 어떻게 하는 거예요? 잘 모르겠어요." "배를 웅크리면 안돼요. 배를 활처럼 쭉 펴고!" 그래도 잘 되지 않는다. 마리가 옆에서 도와주었다. "자, 내가 도와.. 2023. 10. 18.
퀘벡여행 - 브런치 맛집 뷔페 드 랑티케 (Buffet de l'antiquaire) 휴가를 다녀온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보트타고 고래 구경하던 것과, 밤에 본 별자리들이 정말 꿈만 같다. 남는 건 사진이라고, 여행 때 찍은 사진들을 보니 아직도 휴가인 것만 같다. 이번에는 휴가 마지막 날, 퀘벡에서 아침으로 브런치 식당을 찾은 이야기다. 평일 아침 9시 반, 출근 시간도 지나서 길이 텅텅 비어 있다. 아직도 자전거 여행과 2만 5천여걸음으로 몸이 지쳐서, 브런치 식당 가는 길도 길게만 느껴진다. "언제쯤 도착하나?" "다 왔어. 저기 사람 많은 곳 같은데... 설마 벌써 줄 선 건가? 그렇게 유명한가?!" "오오?" 그 말처럼 어느 식당 앞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오, 저기 맞네!" 식당이 보이자 갑자기 힘이 난다. 아침부터 북적북적한 브런치 식당이다. 관광객, 현지인 할 것 없.. 2023. 10. 17.
자전거 여행 - 아이티 음식과 도서관에서 물 챙기기 자전거를 고치고 커피 한 잔 마시고, 자전거 도로로 들어섰다. 이제부터 끝까지 자전거 도로로만 간다. 자전거 뒷바퀴가 튼튼하고 빵빵해서 기분이 좋은가 보다. 마침 날씨도 맑고, 풍경도 너무 예쁘다. 자전거 바퀴가 스칠 때마다 사라락 하는 낙엽 소리가 좋아서 일부러 낙엽쪽으로 달렸다. 으... 잠깐만 쉬자! 가방을 깔고 그대로 누워버렸다. 아, 하늘 예쁘네. 힘들다... 언제 다 가지? 이 때 반도 못 온 상태였다. 아참! 그러고 보니 점심을 안 먹었네. 지치는 게 당연하다. 절반 지점에 있는 부아 데 피용이라는 도시에서 식당을 찾아 갔다. 쿠페드웻이라는 아이티 식당인데, 역시 맛집 찾아내기 전문가인 찬이가 이 생판 모를 낯선 도시에서도 현지맛집을 찾아냈다. 메뉴는 아이티 명물음식인 그리오! 돼지구이와 볶.. 2023. 10. 3.
바캉스의 시작 - 자전거 여행하다가 펑크가 났다! 바캉스의 첫날! 찬이와 나는 끝내 취소하려고 했었던 자전거 여행을 하기로 했다. 몬트리올을 나와서 도시 네다섯개 정도를 지나는 85키로미터를 자전거 타고 가는 대장정 여행이다. 자전거로 장거리 여행을 한 적이 없어서 이 85키로미터 거리가 부담이 되어서 이전에 취소한 곳이다. 중식 레스토랑 가서 휴가 계획 취소한 날 2023. 10. 3.
단순노동과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젠(Zen) 오늘만 지나면 바캉스다. 마리는 고맙게도 내가 오랜만에 바캉스를 간다며 3일, 2일 하고 카운트다운을 해 주었다. 정작 상사인 이사벨은 내가 휴가를 떠나는 걸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이사벨은 오늘 휴가를 냈는데, 아침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게속 메일을 주고받는 걸 보니... 휴가가 아니지 않나 싶다. 아무튼 오늘은 재택근무를 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그래도 회의록이 밀려서 그냥 회사에서 일하기로 했다. 나시마가 와서 열심히 봉투에다 뭘 붙이고 있다. 우편물 보내는 작업인데, 박스를 보니 꽤 양이 많은 것 같다. "좀 도와줄게!" "도와주려고? 그럼 고맙지." 회의록이 쓰기 싫어서 나시마를 도와주었다. 단순작업이 의외로 하다 보면 마음이 편해지는 게 있다. 어느새 쟝도 와서 우편물 스티커 붙이는 걸 .. 2023. 9. 30.
마호메트 축일과 추석 - 공원 산책하며 수다떨기 점심을 먹고 나디아와 함께 공원을 산책했다. "오, 저거 봐. 이제 조금씩 색깔이 보인다!" 나디아가 가리킨 나무에 조금씩 빨강 단풍잎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 이제 그 계절이 왔네." "맞아, 어제는 우리 무슬림 축일이었거든. 맛있는 거 만들어 먹었지! 아, 딸 셋 먹이려면 진짜 정신없지만." "오, 그랬구나. 무슨 축일이야?" "예언가의 탄생일이라고, 마호메트의 생일이야. 큰 축제라서 여기의 크리스마스같아. 알제리에서는 전통 복장 입고, 헤나도 하고. 헤나 알아? 내가 보여줄까." 나디아가 사진을 하나 보여주었다. "우리 애들이 해달라고 해서 그리느라 정신이 없더라고. 다행히 첫째는 자기가 알아서 혼자서 했지. 난 음식 만들고 헤나 그리고... 그래도 내일 저녁에는 축일 모임에 갈 거야. 남편이 애.. 2023.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