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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와 이런 인생 날씨가 정말 춥다! 체감온도 영하 11도라니. 주머니에 땅콩 몇 개 집어넣고 점심산책을 나왔다. 공원 다람쥐에게 몇몇 개 던져줘야지. 공원을 걸으면서 땅콩을 하나씩 던지니 다람쥐들이 막 나를 따라온다. 히히 귀여워! 하지만 땅콩이 없어도 요즘은 다람쥐들이 날 알아보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산책이 끝나고 간호사인 아닉과 마주쳤다. "오늘도 산책했어?" "응, 오늘 엄청 춥더라. 다람쥐들한테 땅콩도 줬어." "아하하하하! 다람쥐 너무 귀엽지. 아참, 내가 다람쥐 사진 보여줄게. 파트너 시골집에서 찍은 거야!" 까만 다람쥐가 주택 테라스까지 들어와서 뭔가를 막 먹는 사진이다. 예전에 아닉과 한번 산책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땅콩을 던져주니 다람쥐들이 따라오는 게 신기했나 보다. 아닉은 그때 이후로 나에게 .. 2024. 3. 23.
여름 휴가 계획 짜기 여름휴가 계획서를 내야 하는 날이다. 언제 휴가를 가지? 한여름은 캐나다에서 제일 놀기 좋은 때지만 그만큼 성수기라서 비싸다. 여행은 가고 싶고, 너무 비싼 건 싫고. 여기 사람들은 보통 휴가계획을 몇 달 전에 잘 짜던데, 나는 미루고 미루다보니 여름휴가 제출 마지막 날이 되었다. 아, 언제 휴가를 내지? 행복한 고민이긴 한데... 이번에는 캐나다의 자연을 즐기러 가고 싶은데, 여러 가지 고민해 봐야 겠다. 마지막 날까지 이렇게 별 생각이 없다니... 사람들은 어떻게 계획을 잘 짜는지 궁금하다. 한국에서는 휴가 내고 싶을 때 낼 수 있었던 적이 없다. 그냥 설날과 추석, 그리고 3일 정도의 여름방학이 다였는데.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야. 2024. 3. 22.
단식과 알제리 전통 디저트 이번 겨울에 눈이 적게 온다 싶더니, 3월 중순이 넘어서도 눈이 내린다. 아직 패딩을 집어넣을 때가 아니다. 나디아와 산책을 할 때도 추워서 짧게 공원을 돌고 돌아온다. "우리 딸 아이다가 오늘 아침에 눈 온 걸 보더니 막 춥다고 짜증을 내더라고! 하하하" "하긴, 이제 따뜻해질 때도 됐는데." "이번 겨울에는 눈이 많이 안 와서 썰매도 못 탔는데, 오늘은 썰매 탈 만큼 눈이 많이 온 것도 아니고 따뜻한 것도 아니니까!" 라마단이 시작한 지 10일이 되었다. 나디아는 계속 단식을 하고, 나도 따라서 점심만 단식을 하려고 한다. 그런데 진짜 단식이 쉬운 게 아니다. '단식하려고 한다'만 벌써 열흘째... 점심 한 끼만 건너뛸 뿐인데 몸에 힘이 빠지고 배가 너무 고파서 샐러드와 바나나를 싸와서 먹었다. 그래.. 2024. 3. 21.
인성검사는 솔직하게 답하는 게 중요! 내가 지원하는 컬리지 입학생을 3단계로 거른다. 1단계는 학교성적, 2단계는 프랑스어 시험, 3단계는 프시코메트리 테스트다. 컬리지 설명회에 간 날, 프시코메트리 테스트는 준비할 게 하나도 없다고 했다. 아무리 준비할 게 없다고 해도, 그게 뭔지는 알아야지! 회사 동료들에게 프시코메트리 테스트가 뭐냐고 묻자, 나디아가 성격 검사와 직업 검사 비슷한 거라고 귀뜸을 해 주었다. "우리 남편도 취직하기 전에 그거 봤어. 성격 검사랑 직업에 얼마나 관심이 있나를 보는 거야." 마리는 MBTI 테스트 링크를 보내주며 이것과 비슷할 거라고 말해주었다. 그제야 감이 왔다. 우리나라 취업할 때 인적성검사 비슷한 거다. 한국에서는 인적성검사도 문제를 풀며 준비하지만, 이곳에서는 테스트도 그렇게 어렵게 내지 않는다. 그냥.. 2024. 3. 20.
요즘 읽은 동화들 - 어느 날 걱정나무가 뽑혔다 외 2권 요즘은 동화책에도 흥미가 생겼다. 수영장 옆에 도서관이 하나 있어서, 수영 수업이 시작하기 전에 가서 책을 구경하고 간다. 두께도 얇고 그림도 있는 어린이 동화책이 딱 마음에 든다. 여행에 대하여 (Du voyage, 뒤 보야지)라는 동화책이다. 엄마와 단 둘이 허름한 집에 사는 주인공은 처음으로 학교에 가게 된다. 처음 간 학교에는 낯설고 이상한 사람들뿐이지만, 주인공은 천천히 학교의 나무, 친구, 선생님에게 별명을 붙이며 그들을 알아간다. 동화책 치고 꽤나 분위기가 우울하다. 결말은 희망적이지만, 그래도 주인공이 학교 들어가기 전에 감정적으로 많은 일을 겪은 것 같다는 걸 암시하는 상황들이 나온다. 삽화가 정말 예뻐서 마음에 들었던 책이다. 다음으로 릴루 시리즈도 즐겁게 읽었다. 1권은 학교 연극부에.. 2024. 3. 17.
스트레스 받을 땐 잠깐 달리기 오늘은 금요일인데 바쁜 날이었다. 금요일에 더 바쁜 건 징크스일까? 오전에는 예산 파일 정리하고, 그러면서 미팅 예약잡고, 문서 만들고, 회의시간 바꾸고, 또 다른 회의 준비하고, 영수증 처리하고... 예산파일 정리하는 건 이사벨과 같이 했는데 오늘이 마감날이라 재촉이 들어왔다. "이따 오후에 정리할까요?" "그런데 오전 안에 다 해야 해. 우리 둘 다 접속할 순 없으니." "11시에 서둘러서 하면 될 것 같은데..." "아니야, 시간이 없다. 빈칸 다 채울 수 없으니 그냥 보내자." 모든 정보가 다 들어갈 필요는 없었나 보다. 행정 일이라는 게 주먹구구식으로 해도 어떻게든 다 돌아간다. 오후에도 회의가 있고, 회의록을 작성해야 하니까 휴식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또 재촉이 들어온다. .. 2024.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