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생활/몬트리올 일상다반사250 관객이 너무 많은 재즈 페스티벌 구경 재즈 페스티벌에 구경을 가봤다. 엄청 시끌시끌했는데, 정말 사람들이 말도 못하게 꽉 차 있다. 그래도 어떻게든 꾸역꾸역 들어가 본다. 재즈 페스티벌은 무려 2주동안이나 계속되는데, 매일 밤마다 11시 12시까지 야외 무료 공연이 있고, 유료 공연도 있다. 무료 공연만 봐도 열기가 엄청나다. 끝까지 다 보고 싶어도 너무 늦어져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한국에서 살 때는 밤에 더 활발한 올빼미 인간이었는데, 몬트리올에서 살다 보니 어쩐지 무지 일찍 자게 된다. 9시만 되도 졸리고, 10시 반이면 대부분 잠에 든다. 그렇다고 일찍 일어나는 것도 아니지만, 아무튼 불면증 없고 잠에 잘 드니 그건 좋다. 이 재즈 축제 엄청 인기가 많은데, 나는 이상하게도 매력을 별로 못 느끼겠다. 음악은 좋은데 좀 낯설어서 그런.. 2023. 7. 5. 벽화축제에서 우연히 구경한 인형극 일요일, 조금 멀리있는 카페에 가기로 했다. 주말에는 카페 들르는 게 일상이 된 것 같다. 😅 아무튼 좀 걸어야 하지만, 벽화축제도 아직 하니 슬슬 구경하면서 가보기로 했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결국 10km나 걸었다. 이거 거의 여행수준인데?바닥에 하트를 그리는 아저씨. 찬이가 구경하다가 말을 건다. "우와, 자로 잰 것처럼 딱 대칭이네요!" "하하, 내가 좀 그런 거에 신경을 써요." "완벽하게 딱 떨어지는 걸 좋아하시죠?" 아무에게나 가볍게 말을 거는 찬이가 대단하다. 나도 스몰토크 잘 하고 싶은데 부끄럽기도 하고 낯선 사람 앞에서는 아무 생각이 안 난다. 스프레이로 계속 벽화 그리는 아저씨. 그러고 보니, 이전에 스케치만 되어 있던 게 다 끝난 것 같다! 몬트리올 6월의 벽화거리축제 - Mural.. 2023. 7. 4. 과학시험 - 일단 해보자 어제는 과학 시험을 치고 나왔다. 이제 3과목 끝났으니 앞으로 3과목 남았다. 이제서야 반인가 싶다. 시험장에 30분 일찍 도착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내가 공부하는 코스는 성인을 위한 고등학교 과목 이수라서, 20대뿐 아니라 30대, 40대도 꽤나 보였다. 나 혼자 아시아인이었고, 대기실에서 책을 펼치고 마지막 공부를 하는 건 나뿐이었다. 다들 뭔가 지루한 듯 휴대폰을 보고 있었고, 긴장하는 티가 하나도 없었다. 시험 전에 긴장하는 건 나뿐인가 싶다. 뭐, 다른 사람들도 속으론 긴장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여기 사람들은 나만큼 시험을 앞두고 긴장하거나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보통 시험 직전에 좀 펼쳐보지 않나? 아무튼 다들 심드렁한 표정으로 시험장에 들어갔다. 감독.. 2023. 6. 14. 몬트리올 6월의 벽화거리축제 - Mural 6월 둘째주는 벽화축제가 시작하는 날이다. 몬트리올 시내 건물에서 벽화를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벽화축제가 열리고 나면 또 새로운 벽화들을 볼 수 있다. 축제가 시작되면 거리에 차량통행을 아예 막아둔다. 그리고 간이 무대, 음식 스탠드를 설치하고 옷이나 잡다한 물건을 팔기도 하고, 대기업에서 무료체험이나 간식을 나눠주기도 한다. 6월에 몬트리올에 온다면 한번 지나가면서 구경하기 좋다. 벽화축제거리에 들어서자마자 큰 음악소리가 들린다. 댄스 무대였다. 성소수자에 열린 도시 아니랄까봐, 그 다음으로는 드래그퀸의 무대가 계속되었다. LGBTQ+가 이렇게 익숙해질 줄이야. 성소수자의 상징인 무지개색 드레스를 입은 드래그퀸이 할인 쿠폰을 나눠주었다. "너도 받을래, 너도, 너도? 이름이 뭐니?" 이 댄서는 .. 2023. 6. 13. 1년간 여행하고 돌아온 친구의 새로운 목표 금요일 영화보기 직전에, 갑자기 멀리 이사간 친구 노만의 연락이 왔다. 지난해 봄 몬트리올을 떠난 노만은 거의 1년동안 방글라데시, 네팔, 인도네시아, 인도 등을 여행했다고 한다. "안녕, 나 몬트리올 왔는데 너랑 찬이 바쁘니? 나 오늘 하루만 있을 거야." "우와, 지금 여기라고? 나 지금 일 끝나고 바로 한국영화 보러 갈 건데. 다음 소희라는 영화야. 같이 보러 갈래?" "으음... 좋을 것 같은데? 곧 갈게." 그런데 얼마 안 있어 또 연락이 왔다. "내 차가 고장났어! 일단 영화는 못 보겠어." "고장났다고? 출장 수리 불렀어?" "불렀는데... 아마도 오늘 안에 고치긴 힘들 것 같아. 월요일까지는 여기 있어야겠네." "아이고, 골치아프겠다!" 차가 고장나서 어쩔 수 없이 몬트리올에 머물러야 한다.. 2023. 6. 6. 치과가서 사랑니 뽑은 후기 드디어 사랑니를 뽑는 날이다. 한 개는 몇 년 전에 빼서, 이번에 세 개를 한꺼번에 뽑기로 했다. 사랑니 뺄 때 별로 아프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걱정이 별로 없었는데,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더 걱정을 해 준다. 아프겠다거나, 그거 비싸지 하는 말이 많았다. 특히 상사 이사벨이 걱정을 했다. "사랑니 뽑는다고? 그러면 뽑고 나서 하루 이틀 쉬어야 하지 않겠어?" "어, 글쎄요? 예전에 뺐을 때도 오전에 뽑고 오후에 일할 정도로 괜찮았는데. 아마 괜찮을 거예요." "그것도 수술이야. 그리고 나서 코 자야 해! 일하기는 힘들지. 정말 괜찮겠어?" "재택근무하면 될 거예요." 이사벨이 '코 자야 한다'라고 한 말은, 실제로는 프랑스어로 dodo(도도)라고 말했다. 사실 자다는 dormir라는 동사를 쓰지만,.. 2023. 6. 3.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42 다음